매일일보 =  |  '성범죄 전문변호사'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당장 첫 페이지에 파워링크와 파워블로그 광고만 해도 수십개가 넘는다. 상당수가 특정 법무법인이나 변호사를 광고하고 자기네들의 성공사례를 나열해 놓곤 한다. ‘성범죄전문’ 변호사라고 대놓고 불법 광고를 하는 데도 있지만, ‘성범죄전문’이라는 용어를 교묘히 빼고 사실상 성범죄만 취급하는 로펌인 것처럼 광고하는 곳도 있다. 마치 성범죄에 대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한 과장된 광고문구도 다양하다.

먼저 ‘성범죄전문’ 변호사 광고는 대한변협에서 허락하지 않는 불법 광고다. 대한변협의 ‘변호사 전문 분야 등록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변호사가 ‘전문’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분야는 정해져 있다. 형사법·​민사법·​부동산·건설·가사·​특허 등을 포함해 총 59개다. 성범죄는 따로 없고 이는 형사전문에 포함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성범죄 광고 문구가 인터넷상에 넘쳐나는 걸까? 성범죄에 연루된 사람은 지인을 통해 변호사를 소개받기 꺼린다. 결국 대놓고 변호사를 구하기 힘드니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뢰인의 약점 때문에 성범죄 광고가 활개 치는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광고비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 ‘성범죄전문 변호사’라는 키워드로 들어가 특정 법무법인의 광고를 클릭할 경우 그 법무법인은 포털에 매회 10만원 가까운 거액을 지급해야 한다. 그 결과 인터넷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는 법무법인의 경우 매달 광고비로 수십억원을 지출하고 있다. 그럼 그들은 그 광고비를 어떻게 충당할 수 있을까? 결국 최종소비자인 의뢰인들로부터 엄청난 수임료를 받아야만 한다. 또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브랜드 대상’ 혹은 ‘소비자 만족도 1위’를 받았다는 법무법인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구에 절대 속으면 안된다. 우리나라에 소비자 만족도나 브랜드 신뢰도 등을 조사하는 공식기관은 없다. 만약 그런 기관이 있다고 해도 과연 성폭행 피해자에게 ‘법률서비스에 만족하셨습니까?’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 성폭행 피고인이 인터뷰에 응할 리도 없다. 따라서 이런 문구나 상은 언론과 법무법인이 손잡고 만든 홍보 문구에 불과하며 결국 돈 주고 사는 가짜 타이틀이란 얘기다. 일부 법무법인의 경우 마치 무죄를 쉽게 받아줄 것처럼 과장 광고하는 곳도 있다. 심지어 "1심 유죄를 2심 무죄로", "성범죄 무죄 입증방법" 등의 글귀를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달콤한 말도 경계해야 한다. 이런 과대 혹은 허위광고가 난립하면 객관적 조언을 해줄 변호사를 찾기 힘들어진다. 어떤 의뢰인이든지 자신에게 달콤한 말만 해주는 변호사는 경계해야 하며 싸워서 이기지 못할 쟁점을 두고 다퉜다간 합의 기회마저 날아가 버린다. 그럼 성범죄로 연루된 사람은 어떻게 해야 정말 좋은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을까? 자신이 경찰이나 검사가 됐다고 가정하고 자신을 수사하듯 변호사와 상담해야 한다. 의뢰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황도 다 얘기하면서 그래도 변호사가 이를 변호해 무죄를 받아낼 수 있는지, 구체적 변호전략과 방법을 테스트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무죄가 도저히 불가능하다면 합의를 통해 최소한의 처벌로 막아주는 것도 차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합의를 쉽게 끌어내는 것도 변호사의 덕목 중 하나다. 따라서 막연히 자기의 이력과 경험만을 강조하는 변호사 보다 의뢰인의 사건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답변할 수 있는 변호사가 좋은 변호인이다. 나아가 그 사건을 상담한 변호사가 직접 처리하는지 아니면 경험이 부족한 변호사에게 맡겨 버리는지도 사전에 알아봐야 한다. 만약 그 법무법인이 수백 건의 무죄를 받아냈다고 해도 당신의 사건에 실패한다면 그 경력은 당신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