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이오 매출 하락 본격화… 美 생물보안법 여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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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바이오 매출 하락 본격화… 美 생물보안법 여파 확산
  • 이용 기자
  • 승인 2024.09.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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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규제대상 中바이오사, 올 상반기 전년比 10% 이상 매출 하락
中기업, 美정치권에 대규모 로비 단행… 매출 추가 축소 전망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유전체분석 기업인 BGI와 MGI가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두 기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사진은 중국 BGI 사옥. 사진=BGI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미국이 자국 내 중국 바이오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통과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 주요 바이오기업의 매출 하락이 본격화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유전체분석 기업인 BGI와 MGI가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두 기업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중국 선전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BGI 지노믹스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BGI의 2024년 상반기 매출은 18억7000만위안(2억6250만달러)으로, 전년 상반기 매출(20억7000만 위안에) 비해 9.7% 감소했다. 사업부서별로 보면,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밀의학테스팅은 6억6420만위안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했다. 회사 측은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19 관련 매출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재생연구 및 임상서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반면, 세번째로 매출비중이 큰 멀티오믹스. 합성생물학 서비스는 7% 감소했다.

MGI 테크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및 실험실 자동화 사업의 감소로 BGI보다 더 큰 매출 하락률을 기록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MGI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억1000만위안(1억6990만달러)이다. 전년 상반기 매출(14억4000만위안)에 비해 무려 16.0% 감소했다. 회사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하고 있는 시퀀싱 매출은 1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11억 위안 대비 약 9% 줄어들었다. 또 기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소모품 매출은 4% 감소했다.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시퀀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3억2500만 위안을 기록했는데, 회사는 "지정학적 요인과 경쟁"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GI와 MGI는 모두 미국 생물보안법안의 규제대상에 포함된 기업이다. 미국 정치권은 중국 바이오 기업이 중국 공산당 혹은 중국군과 연결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기업들의 미국 내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 중이다.

앞서 먼저 실적을 공개한 우시앱텍의 경우, 올해 상반기 미국 매출이 처음으로 1.2% 감소했다. 우시앱텍의 2024년 상반기 전체매출은 172억4000만위안(약 3조2874억원)인데, 이중 미국 매출은 약 62%인 107억1000만위안(2조422억원)이다.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중국과 유럽 매출은 각각 2.8%, 5.3% 증가했지만, 미국은 1.2% 감소하고 일본. 한국 및 기타국가는 17.4% 감소했다.

글로벌 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실적 감퇴가 미국 생물보안법안 추진에 대한 여파로 본다. 미국이 중국 기업 본사는 물론, 해당 기업과 연관된 글로벌 기업까지 제제하겠다고 경고하면서 각국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또 제제 대상이 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생물보안법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대규모 로비를 진행 중인 만큼, 올해 실적은 전년도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로비공개법에 따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유전체분석 기업들은 미국과의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를 위해 작년 4분기부터 외부 전문로비기관을 통해 생물보안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로비를 추진했다.

BGI는 작년 미국의 국방수권법(NDAA)에 대한 로비를 진행해 왔으며 4분기부터 생물보안법에 대해 추가로 로비를 시작함. 1개의 로비기관을 통해 작년 4분기 27만달러를, 올해 1분기에는 10만달러를 지출했다.

MGI는 자회사이자 생물보안법안에도 적용대상인 컴플리트 지노믹스를 통해 작년까지는 국방수권법과 미국인유전자보호법에 대한 로비를 진행했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물보안법을 추가해 로비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만해도 1분기 25만달러, 2분기 33만달러를 지출했다.

S바이오사 미국 현지 연구원은 “국내 일부 언론은 중국 바이오 기업의 영향력이 커져서 미국이 견제에 나섰다고 해석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미국 정치권은 중국 정부와 연결된 중국기업이 미국인들의 정보를 유출할 위험을 방지하는데 목표를 둔다. 한국, 일본, 유럽 등 미국의 우방국에 속한 기업들은 사실상 그런 위험이 없는 만큼, 중국업계의 악재는 해외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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