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견 무시된 예산 집행, 행정력 낭비 지적
손혜진 의원, 예산 투명성 확보 위한 제도 개선 촉구
손혜진 의원, 예산 투명성 확보 위한 제도 개선 촉구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광역시 북구 주민참여예산제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깜깜이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북구의회 손혜진 의원은 최근 5분 발언을 통해 북구가 지난 20년간 운영해 온 주민참여예산제가 실효성 없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사업은 주민의 기대와 달리 진행돼 결과적으로 행정력 낭비와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손혜진 의원에 따르면, 북구가 2023년 주민참여예산 1억 원을 투입해 추진한 ‘역사와 문화를 잇는 안전길 조성’ 사업은 당초 계획과 크게 달라진 형태로 집행됐다. 주민들이 제안한 용봉동 비엔날레 입구에서 전남대 상대 입구까지의 그린로드 200m 연장과 올레길 안내표지 설치 계획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엔날레 지하보도 조형물 설치와 상징조형물 설치로 변경된 것이다. 더불어 해당 사업비가 예정에 없던 비엔날레 호수공원 주변 환경 정비에 사용되면서,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곳에 예산이 투입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2022년 주민참여예산으로 설치된 지하보도 조형물들이 도로공사의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설치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조형물은 철거 요청을 받았고, 결국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행정력 낭비와 추가 비용 지출이 발생했다. 해당 조형물들은 철거 후 다른 장소로 이전됐지만, 이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이전 설치된 장소인 용봉동 729-7번지는 이미 다른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벽화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었다. 이에 따라 조형물 설치가 적합했는지, 그리고 이전 설치 비용 180만 원이 별도 예산에서 지출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손 의원은 북구청이 2023년 시민참여예산에서 추진한 사업들의 예산이 무분별하게 쪼개져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안전길 조성 사업비 중 1,510만 원이 올레길 조성 디자인 용역에, 1,907만 원이 안내 표지판 4개소 설치에, 1,873만 원이 지하보도 조형물 설치에 사용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잔여 예산이 다른 도로보수 사업에 전용되면서, 정작 안전길 조성 사업은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손 의원은 이러한 행정의 비합리적 운영으로 인해 주민들이 낸 세금이 낭비되고 있으며, 북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주민참여예산제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이 제안한 사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일부 사업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로 이어지면서 북구의 명성이 실추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용봉동 일대에서 추진된 ‘용이봉이 올레길 조성 디자인 용역’과 관련된 의혹도 제기됐다. 손 의원은 해당 용역의 도급업체 주소가 북구청사 주소로 등록돼 있으며, 도급업체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조형물 디자인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내용 없이 그대로 추진됐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결론적으로, 손혜진 의원은 북구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주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산 사용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행정의 비합리적 관행을 바로잡아 ‘주민참여예산 출발지’로서의 북구의 명예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