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채용 줄고 수시채용 늘려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수익성 악화 및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이 긴축경영에 돌입하자 올해 하반기 채용시장도 얼어붙는 모양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19곳 관계사 채용 공고를 통한 신입 공채 일정을 밝혔고 현대자동차(1~14일)와 LG(전자 8월 26일~9월 18일) 및 SK(하이닉스 9월 10일) 등 주요기업도 하반기 공개채용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세계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8월 5일부터 19일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4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57.5%는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비율은 각각 40%와 17.5%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중 70%는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0.8%이며 공개·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답은 49.2%에 달한다. 한경협 관계자는 “기업들이 정해진 기간에 뽑는 공개채용보다 시기와 규모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수시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하반기 채용 규모는 줄고 수시채용은 늘었다. 인쿠르트가 지난 7월 8일부터 31일까지 국내 공기업 및 공공기관 100곳을 대상으로 한 2024년 하반기 공기업 및 공공기관 채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한 자릿수를 채용하겠다는 응답은 77.3%로 지난해보다 59.1%p 늘었다. 두 자릿수를 채용하겠다는 응답은 22.7%로 지난해보다 59.1%p 줄었다, 세 자릿수 채용 응답은 지난해에 이어 전혀 없다.
실제로 하반기 수시채용을 계획하는 비율은 38.5%로 지난해 대비 19.1%p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공채를 계획하는 비율은 42.3%로 지난해 대비 35.3%p 줄었다.
인원 규모로 살펴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28개사 신규채용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만1712명 줄었다. 지난 2023년 신규채용 인원은 16만5961명으로 지난해 대비 21.2%p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11.6%p 줄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신규채용을 줄인 곳은 조사대상 기업 63%인 81개사이지만, 신규채용을 늘린 곳은 37%(43개)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 및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금리 및 고환율로 인한 경기 부진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 등이 꼽힌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인턴 채용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경영 여건이 불확실해 기업의 채용계획은 지난해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하반기 세계경기 둔화가 우려되고 내수부진과 경기심리가 악화해 기업의 보수적인 움직임(채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경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입법 논의는 지양하고 각종 지배구조나 진입규제는 완화해 신산업 발굴과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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