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종희, AI가전 솔루션 모색…SK 박상규·추형욱 합병 시너지 고민
포스코 철강·방산 및 한화 해양·에너지 CEO, 사업재편 극대화 경영전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추석 연휴에 긴장감을 놓지 않을 것을 보인다. 올 하반기 글로벌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가운데 그룹 총수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 이례적으로 ‘원포인트’ 인사가 단행됐던 만큼 다가오는 연말 정기인사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 주요그룹 계열사 CEO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와 생활가전 부문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 상반기 이례적으로 비정기 인사 시즌에 반도체 부문 수장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수원에 있는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인공지능(AI) 사전 생태계를 집중 점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에게 “가전사업부 앞으로 할 일이 참 많다”며 삼성전자의 AI 가전 전략 점검과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최근 IFA2024에서 내년에 AI 가전에 걸맞은 새로운 폼펙터의 신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주말에 사장단을 불러 직접 비상회의를 열 정도로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도 했다. 특히 초대형 에너지 합병을 목전에 둔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추형욱 SK E&S 사장에게 놓인 과제가 막중하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쳐지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한 것은 AI쪽”이라며 합병회사의 AI 관련 사업을 강조했다. 합병 신설회사의 CEO들은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구성해 구체적인 AI 시너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에서는 고강도의 사업재편과 경영효율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장인화 회장이 제시한 ‘2030년 매출 2배·영업이익 4배·시가총액 200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철강부문을 이끄는 이시우 포스코 사장과 2차전지소재 수장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사장이 분주한 이유다. 포스코는 최근 100일간 제조원가 개선과 판매 및 구매 경쟁력 제고로 2300억원의 원가절감 및 수익창출효과를 거뒀다. 포스코퓨처엠은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OCI에 매각하고, 중국 화유코발트와의 1조2000억원 규모의 전구체 합작공장 계획을 철회했다.
한화그룹에서는 신임 계열사 대표들이 추석에 새로운 경영전략 수립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최근 계열사 대표인사를 단행해 방산·해양·에너지 등 주력 부문의 10개사 최고경영진을 교체했다. 방산 부문은 김승연 회장이 올해 두 차례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할 정도로 위상이 커지고 있다. 해양·에너지 부문은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번에 한화시스템 대표도 겸임해 그룹 방산부문 영향력이 확대됐다. 김희철 한화오션 신임 대표와 이구영 한화파워시스템 신임 대표도 김 부회장의 ‘해양·에너지’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구체적 방안 수립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