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세가율 상승… 갭투자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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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세가율 상승… 갭투자 우려 고조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9.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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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전세가율 54% 13개월 상승세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4%를 기록하자 갭투자가 성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 서울시민이 지난 8일 남산에서 도심을 감상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전세가율이 높아지자 갭투자 성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1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54.7%)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023년 7월 50.9%를 기록한 뒤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달 전세가율 60%를 넘긴 자치구는 △강북구(62.2%) △금천구(61.8%) △중랑구(61.8%) △성북구(61.2%) △관악구(60.8%) △은평구(60.4%) 등 6곳이다. 지난 2월 기준 전세가율 60%를 넘긴 자치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을 일컫는다. 매매가격이 20억원이고 전세보증금이 10억원이면 전세가율은 50%다. 10억원만 있으면 아파트 매매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전셋값 3.1%가 오르는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1.7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통상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투자에 들어가는 자본이 적어지며 갭투자가 성행한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 차액이 적은 집을 고른 뒤 주택을 매입한 직후 세입자를 구하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 7월 국토교통부 기준 서울 내 갭투자 의심 건수는 963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임대보증금을 승계받은 뒤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입주계획은 임대로 써낸 구매 형태로 지난해 같은 기간(334건) 대비 약 3배 늘었다. 이는 갭투자가 성행했던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강남 3구(강남구·송파구·서초구)는 2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8건) 대비 약 2.7배,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은 17건에서 43건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발 금리 인하 등에 매수심리가 회복되면 다시금 갭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자산이 부족하거나 자산보다 좋은 곳으로 이동하길 원하는 수요자와 실거주를 하지 않더라도 미리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 등이 겹쳐 갭투자로 투자 수요가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장기적으로 갭투자를 막는 방안이 필요한 때”라며 “매매가보다 전세가율이 해당 지역이나 주택유형별 경매 낙찰가율보다 높으면 임대인이 보증금 일부를 에스크로로 예치하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무자본 갭투자를 막고자 전세 계약 시 보증금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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