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년여 만에 통화 정책 전환
당국, ‘가계빚 관리’ 강화 기조 지속
은행권, 우대·가산금리 조정 대응
당국, ‘가계빚 관리’ 강화 기조 지속
은행권, 우대·가산금리 조정 대응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최근 미국 고용 시장 둔화 조짐이 가시화하면서 미 통화당국이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이른바 ‘빗컷’을 시행했다. 미국이 이번 조정을 포함해 연내 1%포인트까지도 인하할 수 있다는 시장의 예측이 나오면서 한국도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국의 부동산 시장 과열과 이를 촉발한 역대급 가계부채 문제로 당국의 관리 부담이 큰 만큼 현재의 조정 국면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의 실질적인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2일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6개월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19일 기준 4.56~6.67%로 집계됐다. 지난 6월 28일 3.74~6.62%와 비교해 하단이 0.82%포인트, 상단이 0.05%포인트 각각 올랐다. 주담대 5년 고정금리(혼합·주기형)도 19일 3.61~6.01%로 상반기 말(2.94%~5.76%)과 비교해 하단이 0.67%포인트, 상단이 0.25%포인트 각각 상향됐다. 최근 미국의 통화 정책 기조 전환으로 한국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지만 대출 차주들이 피부로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담대 대출 금리를 내리는 것은 정부의 가계 부채 관리 강화 기조와도 확연히 다른 데다, 각 은행이 연초에 설정한 가계대출 경영계획을 과도하게 초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초 계획 대비 150.3% 수준이다. 역대급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가계부채 이슈로 당국이 은행권을 압박하면서 시중 은행들은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는 업무원가·법적비용·위험프리미엄·가감조정금리 등으로 구성된다. 우대금리 역시 마찬가지 은행 재량으로 조정 가능한 구조다. 실제 주담대에 근거가 되는 준거금리는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3일 기준 평균 3.145%로 집계됐다. 상반기 말 3.451%에서 0.30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말(3.250%)과 비교해도 0.105%포인트 더 내려갔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5월 3.56%에서 6월 3.52%에 이어 지난달 3.42%로 두 달 연속 내려가며 0.14%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한 iM뱅크 역시 최근 주담대 금리를 상향했다. iM뱅크는 주요 은행과 주담대 금리 역전이 나타나며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났던 은행이다. iM뱅크는 지난주 비대면 주담대 5년 주기형 상품(혼합)의 가산금리를 0.65%포인트 인상했다. 주담대 금리 상·하단은 4.50~5.00% 수준으로 올랐다. iM뱅크는 이달 초만 해도 주담대 금리를 최저 2.85%로 제공했다. 대면 방문·비대면 신청 시 별도 우대금리가 없어도 3.25%의 금리를 제공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했지만 두차례 인상하며 최저 금리는 4.1%로 1%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한편,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담대 증가 폭은 동시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7월(715조7383억원)보다 9조6259억원 늘었다.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도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7월(559조7501억원)에 비해 8조9115억원 늘어난 568조6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증가액도 역대 가장 많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