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올해 소상공인이 갚지 못해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이 대신 변제한 은행 빚이 급증했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1조44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9%나 늘었다.
대위변제는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준 지역신보가 소상공인이 갚지 못한 대출을 대신 변제한 것이다. 대위변제액은 2021년 4303억원에서 2022년 507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 1조7126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도 가파른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위변제 건수도 올해 1∼7월 9만8000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9.3% 증가했다.
이 건수도 2021년 2만2000건에서 2022년 3만1000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1만2000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처럼 대위변제 규모가 대폭 커진 것은 소상공인이 코로나19 이후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소위 '3고(高)' 위기를 겪으면서 대출은 크게 늘렸지만, 아직 이를 갚을만한 여력은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455조7000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8월 말(329조9000억원)보다 125조8000억원(38.1%) 늘었다.
이런 부담에 코로나19 이후 폐업하는 소상공인도 계속 늘고 있다. 올해 1∼7월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88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4% 늘었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의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다.
양부남 의원은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경기를 더욱 침체시키고 지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정부는 과감한 재정투입 등 정책적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금리정책을 전환하면 소상공인의 대출 부담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근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다음 달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1년 7월 0.50%에서 1년 만인 2022년 7월 2.25%로 올라간 데 이어 그해 10월 3.00%에 도달했고 지난해 1월 이후로는 3.50%를 유지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혁신 역량 있는 영세 소상공인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세밀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