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시뮬레이션 '44만명 죽는다'
상태바
조류독감 시뮬레이션 '44만명 죽는다'
  • 김경식 기자
  • 승인 2005.10.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명옥 의원, 조류독감 발생 2개월 인구 32% 감염

사망자 추계, 방역조치 않은 경우 44만1천94명
방역조치 한 경우 9만2천420명-14만3천311명 추계

"조류독감 대책의 전면수정이 불가피하다" 전세계가 조류독감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조류독감 대비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체감염시 최대 1억 5천만명의 인명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체간 감염이 진행될 경우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난 11월 7일, 우리나라에서 방역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종전염병 출현의 핵심인 조류독감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2개월(8주)만에 서울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291만여명이 감염되고, 이중 6만9천105명이 사망하며, 이에 따라 서울에만 신종전염병과 관련해 14만6천여병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신종전염병 대응전략 개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신종 전염병 발생을 가정해 전국 16개 시·도를 시뮬레이션 했을 때, 우리나라 인구대비 감염환자수는 전체인구의 32%(15,523,685명)가 감염돼 이중 2.8%가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전국 사망자 합계는 44만1천94명, 방역조치를 했을 경우 사망자는 9만2천420명에서 14만3천311명으로 추계된다.특히, 지역별 인구대비 감염율은 경기지역 35.7%, 인천 35.6%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부산(36.1%), 대구(35.5%), 대전 (32.9%)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남아에서 발생한 신종 전염병 특히 인수공통전염병을 인지하기 전에 국내에 들어왔을 때, 우리나라를 4개권역(서부권, 동부권, 중부권, 수도권)으로 나누어 실시한 <신종전염병 위기관리 종합훈련>에서는 방역조치의 수준에 따라 엄청난 피해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경우엔 1천375만여명, 최하수준의 방역조치의 경우엔 924만여명, 중간수준의 경우엔 606만여명, 최고수준의 방역조치를 취한 경우에는 339만1천320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병역조치별로 감염환자수가 각각 32%p, 56%p, 75%p 줄어드는 수치이다. 방역에 대한 대비책의 중요성이 더 없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또한 총3단계 4개의 지시문에 대한 <신종전염병 위기관리 종합훈련> 시도별 최종 평가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은 330점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전북이 361점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다음 광주(354점), 전남(348점), 서울(340점) 순이며, 부산(300점)이 최하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은 "이 시뮬레이션 작업은 서울, 목포, 대전에서 1, 2단계의 시나리오로 모의훈련을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2005년 3월 31일 전국 16개 시·도를 지역권별로 나누어서 실시한 것이다"면서 "이 훈련은 감염자 한 명이 새로운 감염자 4명을 전염하는 것으로, 연령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도시지역은 치명율이 전체 환자의 1%, 지방에서는 2%가 사망하는 것으로 가정했으며, 전체환자의 1%가 입원하는 것으로 가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이러한 조류독감 가상 시나리오가 실제로 닥칠 것을 대비한다면 향후 5개월(20주)내에 최저 400만명분에서 최고 1천600만명분의 타미플루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1천억원에서 최고 4천억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기 35.7%, 인천 35.6%로 감염율 가장 높아

안 의원에 따르면 2004년 2월 질병관리본부의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및 대응 기본계획>에선 2004년 50만명분, 2005년 50만명분으로 나누어 조류독감 백신을 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2005년 7월 <조류 인플루엔자 방역 및 인체감염 예방대책>에서는 갑자기 30만명 분을 축소시켜 “2005년까지 70만명 분을 비축”하겠다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 하고 있다는 게 안 의원의 지적이다. 안 의원은 또 "지난 9월에 2만명 분에 대한 부분만 추가 요청이 된 상태이고,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된 최근에 20만명 분에 대한 것은 요청조차 되지 않고 있다"면서 "질병관리본부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06년까지 30만명 분을 추가로 요청해 100만명 분을 채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밝혔다.지난 5월 WHO 권고안이 있은 이후「인플루엔자 자문위원회」회의는 지난 5월에서 8월까지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조류독감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신형 인플루엔자에 의한 범유행의 발생시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며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조류독감의 공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은 “ 최근 선진국을 비롯한 각국이 앞 다투어 조류독감백신(타미플루)을 확보하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조류독감백신 구입계획 하에 질병관리본부가 1월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로슈사(스위스)에 구매를 요청한 것은 20만명분(2백만캅셀)에 불과하다. 그것도 당초 2005년 상반기까지 100만명 분을 확보하겠다던 2004년 계획과는 배치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위기대응 매뉴얼 시급

안 의원은 “5월에는 WHO 보고서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과 인간 사이에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고 8월에는 WHO 이종욱 사무총장이 인간 조류독감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아세안 국가는 백만명 분의 치료약을 당장 비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5월 WHO가 발표한 ‘대유행에 대한 국가별 지침 권고안’을 제대로 번역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정부의 안일한 대책을 비판했다.또한 안 의원은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신종전염병에 대한 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이를 근거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노력을 해온 것은 나름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중앙인플루엔자 대책추진단」,「인플루엔자 자문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지만,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대유행 단계별 대비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에는 매우 역부족”이라고 지적하면서 “국가적 차원의 전염병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 부분은 당국자들이 분명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대비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각 단계별 범국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번 사스(SARS) 사태의 경우 감염환자를 받지 않겠다던 의료기관들이 많았던 상황이다. 이러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국가가 동원해나가야 할 의료인력과 자원 확보를 위한 특별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격리병상과 비상의료인력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안 의원은 “미국의 허리게인 카트리나 사태에서도 보듯이 최악의 시나리오 발생에 따른 유언비어, 약탈, 매점매석, 폭동 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극단적 상황을 감안해 범국민행동 강령을 홍보 보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긴급상황에 대한 위기대응 매뉴얼도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안 의원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조류독감 등 신종전염병의 위험성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사전예방을 독려할 수 있는 홍보 및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결국 개인위생 철저와 감염자 발생시 개개인의 행동 요령에 대한 숙지가 중요하다"면서 "국민 개개인에 대한 당국의 홍보와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며 당국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