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빅컷’ 단행할까… 연준 인사들 “더 많은 금리인하 필요”
상태바
美 ‘2차 빅컷’ 단행할까… 연준 인사들 “더 많은 금리인하 필요”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9.24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리 중립까지 갈 길 멀다"…'원모어 빅컷' 시사
"향후 지표에 따라 선택"...월가 주가부양 기대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반 만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반 만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긴축의 시대가 저물고 금리 인하 속도가 가팔라질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들이 향후 추가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이어 나갔다. 대부분의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했지만 향후 나오는 지표에 따라 얼마든지 빅컷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 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로 분류되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준 총재 등 연준 간부들이 또 한 번의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굴스비 총재뿐만 아니라 다른 연준 간부들도 금리를 중립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더 많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단 굴스비 총재는 이날 미국 주정부 재무관 연합(NAST) 연례 회의에서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서 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가 경제 성장을 자극하거나 제약하지 않는 수준인 중립 금리보다 '수백'bp(1bp=0.01%포인트)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고용 상황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양호한 수준이지만 연준이 앞으로 몇 달 내로 금리를 크게 낮추지 않는 한 이 상태가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오랫동안 제약적 금리를 가져가면 (물가상승 억제와 경기 부양이라는) 두 가지 연준 의무 달성을 위한 좋은 지점에 오래 머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주에 발표된 전망치에서 연준 관리들이 제시한 장기 중립 금리 평균 추정치는 2.9%였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5.00% 범위다. 현재의 금리가 중립 수준이 되려면 2%포인트 정도의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져야 한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굴스비보다 금리인하 속도에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중립 금리에 도달하려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생각은 같았다.

그는 유럽 경제 금융센터가 주최한 가상 이벤트에서 "우리가 중립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넘게 크게 내릴 가능성은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빅컷을 지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주의 빅컷이 반복될 것으로 가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앞으로 한 달 정도 동안 노동 시장의 실질적 약화를 보여주는 추가 지표가 나오면 금리정책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내 견해는 확실히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중립 금리 상승 논쟁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은행 웹사이트에 게시한 글에서 높은 정책 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립 금리 상승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경제 회복력이 오래 지속될수록 일시적인 중립 금리 상승이 실제로 더 구조적으로 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썼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남은 두 차례의 중앙은행 회의에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몇 주 동안 예상외로 인플레이션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0.5%포인트 인하를 지지하게 돼 감격스러웠다면서 다음 두 차례의 정책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 시장 데이터가 악화하거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계속 약세를 보인다면 더 빠른 속도로 (금리인하가)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나면 금리 인하는 중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이후 닷컴 버블 때처럼 주가가 뛸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야데니 리서치의 설립자 에드 야데니는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1995년부터 1999년 말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220% 상승한 것처럼 주가가 전면적으로 급등할 확률을 20%에서 30%로 높여 잡았다고 밝혔다. 월가의 대표적 낙관론자인 야데니는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을 80%로 봤다.

하지만 한편으론 세계 증시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졌던 1970년대처럼 될 확률을 20% 남겨놨다. 야데니는 그러면서 연준이 신중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가 과열되고 주식시장에 거품이 형성되면 문제가 생긴다"며 "미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연준이 대선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