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집값에 전방위 대출규제… 은행 이어 보험 주담대금리 줄인상
상태바
심상찮은 집값에 전방위 대출규제… 은행 이어 보험 주담대금리 줄인상
  • 서효문 기자
  • 승인 2024.09.25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일 美 빅컷 이후에도 은행·보험사 주담대 금리 인상 행보 지속
이달 적용 2단계 스트레스 DSR 역시 금리 인상 주요 원인 꼽혀
은행·보험사들이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집값 상승세가 심싱치 않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방위 대출규제에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실시한 금융권별 CEO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힘써달라’며 대출 규제 문턱 상승을 주문하고 있다.

은행·보험사들은 이런 금융당국의 주문에 호응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이하 연준)가 지난 18일 0.5%p 금리 인하를 단행, 일명 ‘빅컷’을 실시하면서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금리 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어졌지만, 은행·보험사들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를 올리며 금융당국의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내달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55%p 인상할 예정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0%p 올린다.

SC제일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0.20%p 금리를 상승시켰다.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금리를 인상했다. 일부 시중은행도 조만간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양 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대출 쏠림 현상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각종 대출 제한을 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대출이 수월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있었다.

IBK기업은행·SC제일은행 외에도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들도 지난달부터 꾸준히 주담대 금리를 인상해오며 김병환 위원장의 ‘가계부채 관리’ 행보에 발을 맞추고 있다.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사들도 주담대 금리 인상 행보에 동참 중이다. 생·손보협회에 따르면 주담대를 취급하는 12개 보험사 가운데 이번 달 기준 주담대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한 달 전과 비교해 0.2%p 가량 올랐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은 금리 인상 외에 지난 3일 유주택자의 주택 추가 취득을 위한 주담대를 막았다. 기존에 집을 한 채 보유한 사람이 새집을 구입하면서 기존 집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받는 것도 금지했다.

한화생명 또한 지난 5일 주담대 신청 접수를 조기에 마감했다. 이달 중 잡아 놓은 '홈드림 모기지론' 물량이 첫 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모두 소진된 것이다. 다음 달 신청분부터는 주담대 적용 금리를 연동형 0.4%p, 3년 고정형 0.5%p, 5년 고정형 0.3%p씩 각각 올리기로 했다. 삼성화재도 지난달 주담대 적용 금리를 0.49%p 올렸다.

이처럼 은행·보험사들이 주담대 금리 인상을 실시하는 이유로는 금융당국의 주문과 함께 주담대 급증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예년과 달리 금리가 급속하게 인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상보다 대출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즉, 주담대가 급증이 이어진다면 언제든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입장을 풀이된다.

이번 달부터 도입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역시 은행·보험사들의 주담대 규제 강화 이유로 꼽힌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은 앞으로의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 산출 과정에서 가상의 '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한도를 추가로 축소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대해서 현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이달부터 확대 시행한 2단계 스트레스 DSR과 관련해 "효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가계대출 추이를 더 보고 난 후 (추가 조치 시행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시장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미국 연준의 빅컷 결정 이후 오르는 모양새다. 혼합형 주담대의 준거 금리로 쓰이는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추석 연휴 직전 3.149%까지 떨어졌으나 미국의 빅컷 결정 이후 상승, 지난 23일 3.224%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과한 금리 인하 기대감과 선반영이 오히려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직전에는 기준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선반영하며 시장 금리 하락세가 시작된다"며 "인하 직후에는 과도한 기대의 되돌림이 다수 사례에서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