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약품전문지 “톡신 후발주자, 시장 안착 여부 불분명”
현지언론 “美파렉셀·韓대웅제약 톡신 당국 승인 유력”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중국 보건당국이 올해에만 2개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추가로 허가하면서, 현지서 경쟁하는 동종 제품이 6개로 늘었다. 우수한 가성비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인 국산 톡신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6일 중국 푸순제약(复星医药)에 따르면, 자사가 수입하는 라이선스 제품인 주사용 보툴리눔 톡신 A형 ‘상품명 닥시파이’가 국가 약품 승인을 획득했다. 닥시파이는 푸순제약이 2018년 12월 미국 회사인 레반스 테라퓨틱스로부터 라이센스를 획득하고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사용·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적으로 가진 제품이다.
이번 승인으로 중국에서 허가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6개가 됐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란저우바이오의 헝리, 앨러간의 보톡스, 입센의 디스포트, 휴젤의 레티보 등 4개 제품만이 중국 현지 승인을 받았었다. 마지막 허가로부터 4년 뒤인 올해 중국 보건당국은 멀츠 에스테틱스의 제오민과 닥시파이를 각각 3월, 9월에 추가로 승인했다.
중국 제약업계 및 현지언론은 닥시파이가 기존 ‘4강 체제’를 깨뜨릴 수 있을진 불분명하다는게 중론이다. 중국의 의약품 전문매체 ‘의약경제보(医药经济报)’에 따르면, 현지 톡신 시장은 2009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허가된 보톡스와 최초의 중국산 승인 제품인 헝리가 압도적인 지분을 갖고 있다. 디스포트와 레티보는 2020년 나란히 승인을 획득한 이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레티보는 국내사 휴젤이 개발한 제품으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고순도 제제에 우수한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현지 시장 지분을 확대하는 중이다. 휴젤은 중국 등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올해 역대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고 밝혔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2분기 매출액은 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1.6% 증가한 424억원으로 나타났다. 그 중 보툴렉스(중국 상품명 레티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중국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로 제품이 선적되는 등 2분기 해외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업계는 당분간 보톡스와 헝리의 수요는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레티보의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봤다. 또 올해 승인된 두 톡신 제품은 선발주자들과 당분간 힘든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피부과 의료인은 “그동안 10년 가까이 보톡스와 헝리 두 제품만 판매 허가가 났기 때문에 인지도와 점유율이 높을 수 밖에 없었지만, 보톡스는 높은 가격 부담이, 헝리는 낮은 안정성 문제가 지적된다”고 말했다.
또 “보툴리눔 톡신의 부작용에는 멍, 부기 등이 있는데, 헝리는 비교적 순도가 떨어져 관련 클레임이 잦고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안면 시술에도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 제품은 고순도 제품이라 부작용이 매우 적어 안면에 섬세한 시술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9월 허가된 닥시파이의 적응증은 미간주름의 일시적인 개선을 위한 것으로, 업계 1인자인 보톡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점쳐지는 제품이다. 다만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만큼, 얼마나 많은 의사들이 기존 활용 제품을 닥시파이로 대체할 수 있을진 아직 미지수다.
다만 4강 체제도 오래가지 않는단 예측이 나온다. 향후에도 다양한 타사 제품들이 승인을 앞둔 만큼 기존 제품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현지 언론은 중국 화동의약과 차이나메디칼시스템, 하이하이바이오텍, 미국 파렉셀, 그리고 한국 대웅제약 제품을 차기 승인이 유력한 제품으로 꼽았다.
중국 현지 의료인은 “한국 톡신 제품들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웅제약 나보타는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획득을 얻어 의료인들의 주목을 받는다. 중국에선 아직 판매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부도덕한 유통업자들이 불법 경로로 몰래 유입해 팔다가 당국에 적발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당국으로서도 승인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라고 말했다.
의약경제보는 “그동안 승인 받지 못했던 톡신 제품이 불법으로 중국에 유입돼 왔다. 정식판매 제품이 계속 늘어나면 안전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내년엔 정식제품이 국내 제품 비중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