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전문가로 ‘중소벤처 탄소중립 자문단’ 구성…연말까지 ‘라운드테이블’ 운영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글로벌 탄소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문단을 출범하고, 올해 연말까지 회의를 거쳐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한다.
중기부는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중소벤처 탄소중립 미래전략 설계를 위한 자문단 위촉식 및 라운드테이블 킥오프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자문단은 확대·강화되는 글로벌 탄소규제에 우리 중소기업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중기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구성했다. 중기부는 연말까지 라운드테이블 방식으로 자문단을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킥오프회의는 탄소중립 분야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 13명에 대한 위촉장 수여 및 분과별 운영계획 발표, 자문단 의견 청취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분과는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 분과’와 ‘기후테크 육성 분과’ 2개로 나눠 운영될 예정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탄소중립은 이제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법과 제도를 통해 탄소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 공급망 실사법 등 세계 각국이 탄소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탄소감축을 위한 자발적 노력이 확산되는 가운데, 수출 중심 우리 기업의 탄소감축과 기후변화 대응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규제 대상인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배출권거래제’, 탄소감축 혁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탄소중립에 대응해 왔지만, 감축 규제대상이 아니며 자금·인력·정보 등에서 열악한 중소기업은 탄소감축을 위한 동기도, 적절한 수단과 자원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
오 장관은 “현재도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민간 인증 기반의 탄소 시장이 있습니다만, 신뢰성과 투명성에 있어서 낮은 부분이 있고 수요와 공급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중기부는 중소기업 탄소 중립 전담 기관을 설치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탄소 방출 인증 표준 제정, 투명한 운영 가이드라인 제시 등을 통해 민간 탄소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의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중소기업의 업종과 생산 공정을 고려한 다양한 탄소 감축 프로젝트 개발과 중소기업 탄소 감축 모드를 제시해 시장에서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신뢰도 높은 기준에 따라 생산된 탄소 크래딧을 대기업과 공공기관, 지자체 등 잠재적 수요기관이 능동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수요 기반도 창출하면서 민간 탄소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앞으로 중소기업이 글로벌 탄소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자발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참여형 자발적 탄소감축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제 기준에 맞는 감축사업 인증표준과 거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민간인증 기반 탄소시장의 투명성·신뢰도를 높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탄소시장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급·수요 기반도 창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인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탄소중립 기술기업) 육성을 위해 사업화 지원, 대규모 전용 R&D 기획 및 펀드 운용, 규제자유특구 등을 활용한 기후테크 기술·제품의 실증 확대와 규제 해소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오 장관은 “EU, 미국 등 선진국은 기후테크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아쉽게도 현재 국내 기업 중에는 이 분야의 유니콘 기업이 없고, 주요국 대비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 규모, 기술 수준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자금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공공제적인 성격을 가진 기후테크의 특성상 민간의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고, 사업성을 갖춘 기후태크의 성장도 굉장히 더딘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테크의 육성은 탄소중립과 미래의 성장 동력 확보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고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 중기부는 유망한 기후테크 벤처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후테크 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연내 중소기업의 자발적 탄소감축 지원근거 마련, 탄소중립 혁신기술 보급·확산 등을 위한 ‘중소기업 탄소중립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탄소중립 기술개발(R&D), 개발된 기술의 실증과 검증, 금융·투자, 글로벌 진출 등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 장관은 “이번 라운드테이블 운영을 통해 산·학·연이 함께 만들어 갈 중소벤처 탄소중립 미래전략은 우리 중소기업이 새로운 규범과 환경에 대응하고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