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가계대출 1조원 넘게 늘었을 가능성”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비은행권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금융협회와 개별 회사들을 긴급 소집할 예정이다. 이달 2금융권 가계대출 추세를 감안할 때 1조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풍선 효과’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 상호금융, 보험사, 저축은행, 여신전문 금융사·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회의를 연다. 금융위원회가 11일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을 불러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한 지 나흘 만에 2금융권을 별도 소집하는 것이다.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바짝 조이면서 2금융권에 가계대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가시화한 영향이다. 2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릴 경우 금융당국 최대 현안인 가계부채 속도 조절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아직 10월 영업일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더 지켜볼 필요가 있긴 하지만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2금융권 가계대출 수치가 안정적이진 않다”며 “현재 추세로 보면 2금융권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지 여부는 '풍선효과'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이상 불어날 경우 2022년 5월(+1조4000억원)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022년 10월 이후 줄곧 감소하다가 지난 8월 5000억원 증가 전환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다시 5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이번 2금융권 회의에는 금융협회뿐 아니라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개별 금융회사들이 참석한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나거나 우려되는 곳들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경고장'을 개별 업체에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가계대출이 2000억원 늘면서 증가 전환했는데, 상당 규모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담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당국이 요주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계속 가계대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증가 전환했으니 어떤 상황인지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