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공사비 갈등 전문중재기구 설치론 고조, 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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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사비 갈등 전문중재기구 설치론 고조, 실효성은?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10.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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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모두 만족할 전문성·객관성 확보 의문
공사비 급등에 조합과 건설사간 갈등이 심화하자 전문중재기구 설치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사비 급등에 조합과 건설사간 갈등이 심화하자 전문중재기구 설치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최근 3년간 공사비 급등으로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이 늘자 전문중재기구 설치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는 모양새다.

15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 공사비가 30% 정도 급등하자 공사 지연이 속출했다. 국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020년 100에서 2021년 111.48로 커졌다. 지난 2022년에는 123.81로 대폭 늘었고 2023년 127.9로 2020년 대비 28% 상승했다. 지난 7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29.96이다.
올해 시공사가 조합 24곳에 요구한 공사비 증액 규모는 총 2조6548억원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설계와 마감재 변경 및 금융비용 등을 검증한 결과 16% 감액한 2조2389억원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및 장위자이레디언트 등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 중지가 예고된 현장도 속출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건설 자잿값이 급등하며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을 겪는 현장이 늘었다”며 “이는 주택공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라며 시장 불안정성을 우려했다.
최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조합은 시공사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하지만, 주민들 눈치도 봐야 하니 갈등이 사라지기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갈등이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전문중재기관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현재 관련 조정기구가 있지만, 사실상 건축 관계자나 인근 주민간 분쟁을 조정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쟁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대외경제 환경과 연결돼 통제할 수 없다”며 “건설업계와 원자재 공급업계 등 각계 관계자나 전문가가 참여한 별도의 전문기관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이라는 원인(갈등)이 명확한 상황에서 정부의 건설 공사비 안정화 방안만으론 역부족”이라며 “다자간 입장을 현명하게 조율할 수 있는 전문분쟁기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합과 시공사 등 당사자가 분쟁기관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의문”이라며 “협의 및 중재 과정에서 필요한 민감한 자료가 유출되는 문제와 다소 보수적으로 책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계약을 공공이 무조건 강제하거나 감독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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