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소비자들에게 희망 선사 목표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백화점 업계가 연말 분위기를 활용해 집객력을 강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주요 백화점 3사의 연말 장식이 일제히 점등된다. 선물과 겨울 의류 등으로 백화점 업계의 대목이라 할 수 있는 연말을 맞아 집객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몇 개월째 지속되는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백화점 나들이가 줄어 업계는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파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자하는 의미도 담았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상승률이 1%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석유류 가격이 높았던 데 대한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상승률은 3.4%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에 올 상반기 백화점 업계는 전체적으로 매출이 답보했다.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은 1조59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감소했고,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5조2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은 1조2055억원으로 3.3% 올랐다.
온라인 쇼핑 구매 고객이 늘고 오프라인 쇼핑몰이 침체하면서 백화점 업계는 각종 팝업스토어와 F&B(식음료)를 강화하면서 집객력을 높여왔다. 그 중에서도 연말 장식은 ‘인증샷 성지’로 떠오르면서 가장 큰 효과를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해 더현대 서울이 선보인 크리스마스 테마 마을 H빌리지는 1차 네이버 사전 예약 오픈 당시 동시접속자가 2만여명이 몰려 1시간 내 마감했고, 현장 웨이팅 대기번호도 800번대를 넘어섰다. 주중 방문객은 5000여명, 주말은 1만여 명 수준으로 기록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대표 크리스마스 야경 명소로 꼽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점등한 두 달간 저녁 시간대 매출이 F&B(식음료)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를 진행한 3개월 동안 600만명이 방문했다.
이에 백화점 3사는 올해 11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시작한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아울렛까지 순차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여, 각 지역을 대표하는 크리스마스 야경 명소에 도전한다. 크리스마스 테마는 ‘원더풀 쇼타임’으로, 예년보다 더욱 직관적이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본점 앞 거리와 출입구는 화려한 네온 사인으로 장식해 마치 1900년대 브로드웨이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3개의 대형 쇼윈도는 국내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해, 재즈부터 서커스까지 다양한 공연의 장면들이 연상되도록 연출한다. 처음으로 외벽 라이팅 쇼도 진행해, 건너편에서도 롯데백화점을 무대로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쇼타임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말 명동부터 을지로 일대를 아우르는 명동스퀘어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올 11월부터 뉴욕 타임스퀘어·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못지 않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게 농구장 3개 크기(1292.3㎡)의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연말 미디어 파사드에는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4분여 가량 신세계 본점이 신비로운 크리스마스 성으로 변하고 성에서 생겨난 거대한 리본이 경험하는 크리스마스 장면들을 담았다. 신세계는 크리스마스·미디어 아트웍 외에도 글로벌 브랜드 및 공익 광고도 신세계스퀘어를 통해 알리며 첨단 콘텐츠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전국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테마 연출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 콘셉트는 ‘움직이는 대극장’으로 특히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를 활용해 주인공인 해리가 열기구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크리스마스 인증샷의 성지로 손꼽히는 더현대 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높이 7m, 너비 5m 정도의 열기구 모형 에어벌룬 6개를 띄운다. 헬륨 가스를 주입해 떠오른 에어벌룬들과 다채로운 색상의 대형 서커스 텐트가 어우러져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은 원래 연중 가장 바쁘고 고객이 몰리는 시즌이지만, 올해는 얼어붙은 경기로 전망이 좋지 않다”며 “백화점이 고객들에게 쇼핑 장소를 넘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