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비공개 회의서 지도부 '격론'...시행 2개월 앞두고 폐기 수순
상법 개정 등 증시 선진화 추진...'김건희 특검' 협상카드 활용 전망도
상법 개정 등 증시 선진화 추진...'김건희 특검' 협상카드 활용 전망도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l 더불어민주당이 장고 끝에 4일 여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론'에 동의했다. 국회 다수당으로서 입법 주도권을 쥔 민주당이 노선을 굳힌 만큼 22대 국회에서 금투세 폐지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를 매개로 여야 간 김건희 특검법 '빅딜'이 성사될지도 관건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며 K-증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주식시장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그 취지로 들었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여기에 투자하고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주식 투자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아쉽지만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한 가지 문제는 정부‧여당이 정부 정책을 갖고 야당을 공격하는 정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유예하거나 또는 개선 시행을 하겠다고 하면 끊임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 같다. 아쉽지만 주식시장의 구조적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부‧여당의 정책에 동의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비록 당정의 금투세 정쟁화 의도와 별개로 민주당은 국내증시 재활 등 대승적 차원에서 금투세 폐지에 동의했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동시에 우리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또 기업의 자금 조달,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알맹이 빼먹기'를 허용하는 상법에서 '주주 충실 의무 조항' 개정부터 개선책을 시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일 당 지도부 자체회의에서 윤곽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민수 당 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취재진에 "지난 토요일(2일) 비공개 간담회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장시간의 토론이 있었고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의견을 모두 취합해 오늘 대표께서 결정하신 걸로 이해해달라"고 경과를 설명했다. 그간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 여부를 놓고 내부 갑론을박을 이어 왔다. 내년 1월 금투세 강행을 주장했던 조세 강경파와 '경제 우클릭'에 나선 이 대표와 결을 같이하며 금투세 유예 및 폐지를 주장한 온건파가 대치한 형국이었다. 그러다 최근 의원총회 등을 거쳐 당 지도부에 공을 넘기면서 금투세 폐지 당론 확정에 이르렀다. 일각에선 민주당의 이같은 결정은 이 대표의 대권가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이 여당발 금투세 폐지 버스에 동승하기로 한 만큼, 국회 최대 쟁점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를 놓고 여야 간 물밑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금투세 폐지론을 띄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제3자 방식 김건희 특검 발의 등을 압박할 정치적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