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5일 명태균씨가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와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을 통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겼다며 녹음파일 3개를 추가로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이 자신을 "미륵보살"이라고 부른다는 명씨 음성도 나왔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2022년 4월 하순 명씨와 지인 A씨의 대화 녹음에서, A씨는 "사모님은 그 윤상현 의원한테 전화했지"라고 명씨에 물었다. 이에 명씨는 "예"라고 답한 뒤 "나중에 저녁에 함성득이 가서 막 난리를 치겠지, 자기 친구니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해당 대화에서 '사모'는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A씨가 "함성득 교수도 어찌 보면 뒷북 맞은 것"이라 말하자 명씨는 "그러니까 윤상현이가 가서 또 울고 불고 또 난리를 치겠지. 내보고 개XX라 카더라. 이 XX가 미친 XX 아이가 그러면서"라고 답변했다. A씨는 "자기를 갖다가 공심위원장(공관위원장) 시켜 놨더만은, 참나 진짜"라고 말했고, 명씨는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겨도 유분수지"라고 언급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2022년 4월25일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윤상현 의원을 임명했다.
민주당은 대화가 이뤄진 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이 여의찮아 윤상현 당시 공관위원장에게 압박이 이뤄지던 시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명씨가 함 원장을 통해 윤 의원을 공관위원장 자리에 앉혔으나, 윤 의원이 말을 듣지 않자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녹음파일에는 2021년 8월15일 명씨와 지인들 간 대화가 담겼다. 명씨는 지인들에게 "윤상현이 제일 친한 함성득한테 내가 시켰다. 함성득은 내(나) 보고 미륵보살이라고 하니까"라며 "그런 사람들이 내(나) 보고 선생님 같으신 분이 어떻게 지금 나왔냐고 (한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대화가 명씨가 함 원장에게 자신이 윤상현 의원의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합류를 부탁했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선 캠프는 해당 대화가 있고 약 2개월이 지난 2021년 10월17일 국민의힘 4선 중진이던 윤 의원을 캠프 총괄특보단장으로 영입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세 번째 녹음파일에선 명씨가 2022년 4월 초순 지인에게 "나는 권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다른 사람보다 예지력이 있어서, 미리미리 미래를 보는 것"이라 말하는 내용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 발언이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명씨가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윤 의원은 민주당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씨의 육성 대화가 담긴 녹음을 공개하자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당시 녹취에서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9일 명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고 발언했다. 민주당이 추가로 공개한 녹음에서 명씨는 "(윤 대통령과) 전화 끊자마자 마누라(김건희 여사)한테 전화왔다.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 오십시오' 이러고 전화 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