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궁핍 속 도움 받던 지인 집 침입해 참극
오랜 인연 속 도움받던 지인에게 금품 노리다 발각, 살인
오랜 인연 속 도움받던 지인에게 금품 노리다 발각, 살인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 여수에서 20년간 교류해온 지인을 상대로 금품을 훔치려다 결국 살인을 저지른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이 남성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도움을 받던 지인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려다 발각되자 격렬한 몸싸움 끝에 살인을 저질렀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6일, 60대 남성 A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밤 11시께 여수시 신월면에 위치한 70대 여성 B씨의 단독주택에 금품을 노리고 침입했다가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챙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B씨의 집에 몰래 들어갔으며, 범행이 발각되자 주방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B씨를 공격했다. B씨는 딸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여수에서 선원으로 일하며 B씨 가족과 20년간 친분을 쌓아왔다. B씨 가족은 여수에 연고가 없는 A씨의 외로움을 돕기 위해 자주 집에 초대하거나 반찬을 챙겨주는 등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왔다. 그러나 최근 건강 악화로 직장을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A씨는 결국 도움을 베푼 지인의 집에 금품이 있는 것을 떠올리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씨의 가족이 외출할 때 대문 앞 수도계량기 위에 열쇠를 두는 습관을 이용해 집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B씨의 집 거실에서 금품을 찾던 중 잠에서 깬 B씨와 맞닥뜨렸고, 이를 보고 놀란 B씨가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주방에서 흉기를 집어들고 B씨를 찔렀다. 이후 A씨는 서둘러 달아났으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집 근처 공터에 버렸다. 사건 발생 후 A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주를 시도했으며, 경찰은 사건 발생 15시간여 만인 4일 오후 2시께 순천버스터미널에서 도주 중이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경남 진주로 도망칠 계획이었음을 털어놓았다. A씨는 범행 직전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들키더라도 신원을 감추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침입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A씨가 단순 살인보다는 금품을 노리고 침입한 상황에서 살인이 발생했다고 보고 혐의를 ‘살인’에서 ‘강도살인’으로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건 발생 배경과 A씨의 구체적인 범행 과정에 대해 더욱 면밀히 파악할 방침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