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트럼프 당선에 따른 韓 경제 영향 분석
트럼프 정부, 통상·에너지·첨단산업 타격 불가피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국내 경제계에도 큰 변화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제계 전문가들은 통상·에너지·첨단산업 등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경제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야별로 분석했다.
먼저 대한상의는 "트럼프 당선은 수출·통상, 에너지, 첨단산업 등 우리경제 전방위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통상전략으로 '보편적 관세'와 '상호무역법'에 방점을 찍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상대국과 동일한 수입관세율을 부과하는 '상호무역법' 도입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전세계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며 "동맹, 비동맹 구분 없이 대 미 무역흑자국에 대한 압박 및 무역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허 교수는 이어 "정부차원에서 미국산 에너지, 농산물 수입을 늘려 2025년 이후 대미무역수지 흑자폭의 증가세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미국 내 화석연료의 시추 허용 등 화석연료 공급 확대에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업계의 불확실성은 고조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취해온 기후정책들을 강하게 부정해온 만큼 글로벌 기후·에너지 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인플레인션감축법(IRA) 전면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청정에너지 투자세액공제(ITC)와 생산세액공제(PTC) 등 핵심 프로그램에서의 세액공제 대상이나 공제 규모가 조정될 수 있어 국내 태양광·풍력·배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첨단산업 지원책 축소와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인해 국내 첨단산업의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미국 반도체 패권을 위한 공화당의 대외정책은 동맹국 클러스터 중심이 아닌 자국 중심"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압박과 자국 투자 확대를 위해 반도체법 상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수령을 위한 동맹국 투자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한국, 대만, 일본, 유럽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아닌,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정책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내연기관차 대비 자동차 부품이 30%가량 적은 전기차 보급으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줄고 있어 전기차 전환 정책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국산 수출 전기차의 절반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전기차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으므로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차종의 개발과 더불어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는 "IRA폐기 혹은 혜택 축소로 인해 배터리 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