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토요일 집회서의 경찰 행태 참 우려스럽다"
"헌법상 기본권 행사로 구타당하는 상황 벌어질 듯"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최근 경찰의 모습에서 1980년대 (폭력 경찰의 상징인) 백골단이 떠오른다"며 지난 주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집회에서 이들과 충돌한 경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토요일 (집회에서의) 우리 대한민국 경찰 행태가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엄청난 수의 경찰이 중무장해 시위대를 파고들어 좁은 공간에 가두려고 했다. 급기야 현장에서 국회의원을 폭행했다"며 "대체 왜 그러는 것이냐. 저는 80년대 폭력을 유발하는 폭력경찰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과탄(최루탄)을 옆주머니에 찬 백골단이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고, 시위대가 평화시위를 하면 사복경찰, 프락치들이 시위대를 가장해 경찰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고 그것을 빌미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던 현장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찰의 표정이 바뀌고 있다. 누군가 지휘하지 않았겠나"라며 "대한민국이 얼마나 퇴행하고 있는지, 이제 거리에서 경찰의 폭력적 모습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에서 자랑하는 모범적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이 이제 독자국가로 간다는 비난에 더해서, 이제는 거리의 국민들이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의 헌법상 기본권을 행사할 때 경찰에 구타를 당하고 다치고 피 흘리는 상황이 조만간 벌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토요일 노동자집회에서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시위대를 밀어붙이고 그러다가 국회의원을 포함한 시위대를 난폭하게 대우하고, 제가 보기엔 거의 폭행까지 했다"며 "연행한 노동자들을 전원 구속하겠다는 보도도 나온다.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폭력과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서울시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벌인 민주노총이 이 집회에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11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이 허용되지 않은 차로까지 점거해 교통 통행을 방해하거나 해산 명령에 불응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여부를 추가 확인 중이다. 경찰을 폭행한 이들의 행위가 우발적인 상황에서 이뤄졌는지, 아니면 집회 주최 측의 미비나 묵인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해 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특수진압복으로 무장한 경찰이 집회 장소로 이동하거나, 집회 장소에 앉아 있던 조합원들을 향해 갑자기 방패로 밀어붙이며 충돌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경찰의 집회 진압을 만류하는 과정에서 정장이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는 등 부상을 입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회민주당은 집회 인원이 몰려 안전을 위해 1개 차로라도 더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이 묵살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