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재판부가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대한 생중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여당은 재판부의 이같은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국민 알권리를 묵살한 생중계 불가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재판과 관련해 "관련되는 법익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결선고 촬영·중계방송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진우 의원은 이날 취재진 공문을 통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우선 이재명 대표가 스스로의 인권을 내세워 국민의 알권리를 묵살하고 생중계를 반대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11월 15일 선고 후 판결문이 공개되므로, 이재명 대표의 죄상은 국민 앞에 낱낱이 까발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알권리와 사법 정의를 위해 11월 25일 위증교사 사건, 향후 선고될 대북송금 사건 등에서 방송 생중계가 받아들여지도록 계속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그간 15일과 25일로 각각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재판을 앞두고 "국민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재판 생중계를 촉구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15일 이 대표 재판에 대해 생중계 불가 방침을 내놨다. 이는 이달 25일 있을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 생중계 여부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당 일각에서도 재판부의 이날 판단에 유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고위 당직자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도 있는데, 야권 최고권력인 제1야당 대표의 부정비리 혐의에 대한 재판이 생중계가 안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아무리 재판부 재량이라지만 (이 대표 1심 공판은) 공익 성격이 뚜렷한 사안인데, 국민 알권리를 차단한 법원 판단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현행법에 따르면 피고인 동의 하에 1·2심 재판 생중계가 가능하며, 공공의 이익과 관련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피고인 동의 없이도 재판 과정을 공개에 부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근거해 지난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 선고가 생중계된 바 있다. 반면 피고인 인권보호 차원에서 재판부가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지난 2017년 8월 재판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생중계 불허 판단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