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긴박한 시국에 수차례에 걸쳐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밀착 외교용'이라고 한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13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친 데 이어, 앞서 지난달 12일과 이달 2일에도 태릉CC에서 골프 라운딩을 했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지난달 12일은 전날(10월11일) 북한 외무성의 '대남 무력보복 조치' 성명이 발표된 직후여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북한 외무성은 남측이 평양으로 무인기를 침투시켜 삐라(전단지)를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가용한 무력 수단을 총동원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12일 오물풍선을 추가로 투척하는 등 대남 도발을 감행했고, 이로 인해 우리 군은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한 상태였다. 그러나 군 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이 이날 골프를 쳤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된 지난 2일도 김건희 여사의 국정감사 증인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 운영위원회가 대립한 다음날이자,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녹취록이 공개된지 불과 이틀 뒤였다는 점에서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달리 용산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와 논란에 대한 문제의식이 깊지 않다는 부정 여론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컷뉴스는 이날 보도에서 "용산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 사실을 알린 날짜는 11월10일로 취재 과정 중 벌어진 일"이라며 "들키게 되니 결과에 원인을 맞춘 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단순 연습 차원이 아니라 18홀 풀라운딩을 돌았다며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용'이라고 주장한 대통령실 입장도 구실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 전 두 차례에 걸친 윤 대통령 골프일정을 문제삼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즉각 윤 대통령의 이같은 골프 논란을 맹폭했다. 이날 당 최고위회의에서 김병주 최고위원은 "9일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등 여러 의혹을 규탄하는 집회와 시위가 도심 곳곳에서 열렸던 날이다. 나이스한 소리는 듣고 싶고 국민의 엄중한 소리는 듣기 싫었던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황정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당 최고위회의 직후 취재진에 "윤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 이틀 전인 11월2일에도 골프 라운딩을 했고, 시정연설에는 정작 불참했다"며 "또 대국민 사과 이틀 뒤인 11월 9일에도 라운딩을 했다"고 꼬집었다. 황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은 무단 불참하고, 민생 파탄 현장은 외면하고 골프하는 대통령은 국민의 공복으로 자격 미달"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외교를 위한 것'이라는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트럼프 당선 대비'라고 변명했는데 미 대선은 11월 5일 있었다"라며 "라운딩이 11월 2일 있었으니 트럼프 당선을 대비해서 했다는 것도 거짓 해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