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 육박한 중금속 아연 검출…공사 과정 오염 확산 우려
쓰레기 매립 흔적 속 침출수 가능성…시민 건강 우려 증대
쓰레기 매립 흔적 속 침출수 가능성…시민 건강 우려 증대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의 대규모 개발 사업지인 전방·일신방직 부지와 중앙공원 1지구에서 토양 오염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대적인 환경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남대 토양기술연구소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두 지역 모두 중금속 오염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추진 중인 복합개발사업은 복합쇼핑몰, 특급호텔, 주상복합시설 등을 포함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공사 과정에서 추가 조사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기준치에 근접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연구소는 사업 부지를 네 개 구역으로 나누어 토양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한 구역에서 중금속인 아연이 상업지역 기준치인 600mg/kg에 근접한 505mg/kg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과거 공장 운영 당시 사용됐던 벙커C유 저장소를 지목했다. 해당 저장소는 2020년 이후 가동이 중단됐으며, 콘크리트로 덮여 있지만 여전히 토양 오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구 풍암동 중앙공원 1지구는 공사 과정에서 과거 불법으로 매립된 대규모 쓰레기가 발견된 지역이다. 지난 5월 배수로 공사 중 최소 30년 이상 된 비닐, 유리병, 천조각 등 생활 폐기물이 매립된 채 발견됐고, 매립 규모는 약 2500~6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소는 과거 주변 쓰레기 매립장에서 아연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점을 고려할 때, 중앙공원 부지에서도 오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쓰레기가 오랜 기간 매립되면서 침출수 등으로 인해 토양 오염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양의 토사가 외부로 반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오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법적으로 매립자는 폐기물 처리 책임이 있지만, 쓰레기가 매립된 지 수십 년이 지나면서 당시 행위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행사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관련 쓰레기를 생활 폐기물로 처리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토양오염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공원이 조성될 경우 시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현행 법적 기준을 만족한다고 해서 오염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며 "추가적인 환경 평가를 통해 시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