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금 최근 세달 간 17조원 순유입
“한국 국채 금리 주요국 가운데 높은 편”
“한국 국채 금리 주요국 가운데 높은 편”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세 달동안 한국 채권을 매집 중이다. 이 기간 16조원 넘는 한국 주식을 팔아 치운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주요국 가운데 낮은 편이 아니며, 동일 신용등급의 국가 채권들과 비교해 금리 수준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지난 8∼10월 125억6000만달러 순유입됐다. 10월 말 환율 기준 약 17조3천315억원 규모다. 특히 지난 8월 순유입 규모(54억7000만달러)는 작년 5월(89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은 개별 회사채보다는 한국 국채를 사는데, 채권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우리나라 국채는 여전히 메리트가 있는 채권”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세계 주요국 중 좋은 편이고, 같은 신용등급의 국가 채권들과 비교해 금리 수준도 높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또 최근 채권 자금 순유입 규모가 불어난 데는 단기 차익거래를 노린 자금이 대거 들어온 영향도 있다. 한은에 따르면 차익 거래 유인(3개월물, 평균)은 지난 1∼7월 12bp(1bp=0.01%포인트)에서 8월 42bp, 9월 45bp, 10월 56bp로 확대됐다. 차익 거래 유인은 외국인이 달러를 빌려 원화로 바꾼 다음 국내 채권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뜻한다. 이는 외환스와프 시장 수급 여건이나 한·미 단기 채권 시장 상황 등의 영향을 받고, 통상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을 때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차익 거래를 노리고 유입된 단기 자금의 경우 만기가 도래했을 때 차익거래 유인이 낮아지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지난해 4∼6월에도 차익거래 유인 확대로 석 달간 145억2000만달러 순유입됐으나, 차익 거래 유인이 축소되자 그해 7월엔 6억달러 순유입에 그쳤다. 이후 8∼10월에는 석 달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석달 차익거래 유인이 확대된 데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원/달러 환율 하락 기대에 따른 스왑레이트 축소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1월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되면서 자금 유입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장기 만기 채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도는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