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국정 반환점 '최대 위기'...사실 여부 따라 용산·여권 대혼란
尹 부부 공천개입 여부 최대 쟁점...대선 여론조사 조작 정황도
지방 정치인 尹 소개 대가성 금품수수...창원산단 대외비 '사전 입수'
尹 부부 공천개입 여부 최대 쟁점...대선 여론조사 조작 정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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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유착 관계를 의심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메가톤급 정국 뇌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명 씨를 둘러싼 여당 공천개입, 지역정가 공천장사, 국가사업 개입 등 방대한 스케일의 논란은 국내 정치권의 어두운 면모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실관계가 입증될 경우 용산과 관가는 물론 여의도 정치권 전체 격랑이 몰아칠 전망이다.
명 씨는 공천개입 수혜자로 지목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지원한 대가로 총 7620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현재 창원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대가성 현금거래 의혹은 현재까지 드러난 '명태균 게이트'의 극히 한 단면에 불과하다. 김 전 의원은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를 처음 연결해준 가교 역할을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그간 명 씨는 김 전 의원과 여론조사 의뢰 등을 앞세워 수십명에 달하는 여야 제도권 정치인들과 접촉했고, 중대 선거철이면 지역정가 인사들을 대상으로 공천장사도 자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유력 정관계 인사들을 뒷배 삼아 창원산단 등 지역 국가사업에 개입하거나 행정 대외비를 사전 입수한 정황까지 속속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수시로 통화·문자 연락을 주고받거나 윤 대통령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통령실과 명 씨의 유착 관계도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줄기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명 씨가 여당 공천, 윤석열 대선캠프 인선 등에도 관여한 정황이 나타나 명 씨가 단순 정치 브로커냐 정권의 막후 실세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명태균-尹 부부, 공천개입 '최대 쟁점'
명태균 논란의 핵심인 공천개입 의혹은 지난 9월 뉴스토마토 보도로 점화됐다. 보도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창원의창) 보궐선거를 앞두고 5선 김영선 전 의원의 당 공천을 도왔고, 이 과정에서 당시 윤 대통령 부부를 통해 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윤상현 의원)에 입김을 넣은 정황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 부부가 명 씨와 통화에서 "공관위에 '그거(공천)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다"고 한 발언이 핵심 근거가 됐다. 실제 이들의 통화가 이뤄진 다음 날 김 전 의원은 여당 공천을 받았고,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재입성했다.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도 김건희 여사와 명 씨는 김 전 의원의 공천 배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 2월을 전후해 텔레그램으로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권했고, 김 전 의원도 이같은 권고를 수용해 김해갑 출마를 선언했지만 결국 컷오프됐다. 아울러 명 씨가 지난 대선기간 국민의힘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 유리한 미공표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주요 쟁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회견에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바 없다"고 일축했으나, 명 씨가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 내부 자료에 따르면 명 씨 주도로 당시 국힘 당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여론조사가 수차례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개로 명 씨가 정계 인사들과 접촉 매개로 활용한 여론조사 방식도 문제시된다. 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단순 여론조사를 넘어 특정 후보에 유리하도록 경쟁 후보 지지층을 대상으로 비공식 사전 여론조사를 실시해 응답자들이 정작 정식 여론조사에 불참토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지지율을 왜곡,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명 씨는 이같은 혐의점으로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른바 '대선 여론조작 의혹'이다.◆"尹 부부 만나게 해준다"···공천장사도
미래한국연구소의 전직 소장이었던 김태열씨는 명 씨가 선거철이면 공천을 희망하는 예비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공천장사'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김 전 소장 증언에 따르면 명 씨는 그간 선거철이면 지방 기초단체장 등 각종 선거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예비 정치인들에게 2억 원 이상의 금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 부부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명 씨가 지역 정치인들을 직접 데리고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본사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한 정황도 확인됐다. 실제 검찰은 김 전 의원 영장청구서에 "김영선이 의원으로서 지위를 포기하고 명태균의 '공천장사'를 도와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명시한 바 있다. 명태균 공천 의혹을 최초 제보한 강혜경씨(김 전 의원 회계 담당 출신)도 검찰 조사에서 "김영선이 바지사장, 명태균이 국회의원"이라고 진술했다. 명 씨 공천장사의 최대 아웃풋(결과물)이 김 전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창원산단 국가 사업에도 '입김'
명 씨는 창원 국가산단 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6일 해당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명 씨의 이권을 노린 공공사업 개입 정황이 뚜렷하다. 명 씨는 창원산단 사업과 관련해 홍남표 창원시장과 3자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창원시 공무원들로부터 대외비 정보를 보고받는 등 국가산단 유치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에 앞서 민주당 '창원산단 등 국정개입의혹 조사본부'도 지난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명 씨가 창원산단 선정 발표를 5개월여 앞두고 있던 2022년 10∼11월 무렵 대외비 문건을 보고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간인인 명 씨가 지난 3월 창원산단 후보지 15곳에 대한 정부 발표가 있기도 전에 대외비급 사전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반인인 명 씨가 창원시 실무진부터 고위급에 이르기까지 두루 접촉하며 대외비를 접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창원의창이 지역구였던 김 전 의원이 1차 배후로 지목되지만, 김 여사가 궁극적 배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검찰도 이같은 맥락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명태균 게이트' 유탄 맞은 與 인사 누구?
공천 개입과 별개로 명 씨와 얽히고설킨 여권 인사들도 상당수다. 명 씨는 2021년 대선을 전후해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비롯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안철수·윤한홍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등 유력 인사들과 두루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일부 인사들은 명 씨의 공천 물밑지원 또는 선거 전 여론조사 조력을 받았다는 의혹에 노출된 상태다. 이준석 의원의 경우 명태균발 공천 개입 의혹에 유탄을 맞은 상태로, 자신은 2022년 재보선 공천 개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 중이다. 특히 '친윤(친윤석열) 핵심' 윤한홍 의원은 최근 후속 공개된 녹취록에서 명 씨에게 윤 대통령이 "처가와 연락하지 말라"며 분노한 녹취를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국회 윤리위에 제소된 상태다. 한편, 명 씨는 지난 20일 후속 공개된 녹취록에서 자신이 김 여사를 적극 설득해 윤 의원이 윤석열 대선캠프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