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 기준 與 안철수·김예지·김상욱 표결 참여
민주, 국민의힘 의총서 의원 투표 못하게 '감금' 의심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를 막기 위해 본회의에서 집단 퇴장했다. 이에 야당은 여당 의원 이름을 한사람, 한사람 호명하며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일부 여당 의원은 퇴장했다가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 돌아왔는데, 이에 야당 의원 일부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앞서 제안설명을 위해 연단에 섰다. 그러나 '공개 찬성' 의사를 밝힌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본회의장을 떠난 뒤였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윤 대통령 탄핵안의 이탈표를 막기 위한 조직적 움직임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안 제안설명 도중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내린 결정이 대한민국의 흥망을 결정한다"며 "탄핵소추안에 찬성 의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대한민국의 국민 주권이 확고하게 살아 있음을 입증 해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의 이름을 호명하며 "어서 빨리 돌아오라"고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그들의 이름을 후창(後唱)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는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야권 의석(192석)만으로는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 표결 참석자가 200명에 못 미치면 표결이 불성립해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에 동의한 의원들의 이름을 부를 때는 이름에 앞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에 동의한 의원, 어서 돌아오시라"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유일하게 본회의장에 남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름을 부른 후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름을 두 차례 연이어 부르자 야당 의원석에서 "내란범" "반란수괴" 등 질타가 쏟아졌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 자당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이 아닌 당사로 모이라고 해 '계엄 사태'에 동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야당으로부터 받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시작된 후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오자 박수를 쳤다. 김 의원이 탄핵안 투표에 참여하자 "김예지 의원님 고맙습니다" 등 감사 인사가 나왔다.
오후 6시50분경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추가로 본회의장에 입장해 표결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 의석으로 가 악수를 청하며 환영했다. 본회의장 밖에서 여당 의원들을 기다리던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이 본회의장에 뛰어 입장하자 눈물을 글썽이는 등 벅찬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이 조직적으로 표결에 불참한 데 대해 "이 문제(윤 대통령 탄핵)에 관해 국민 관심이 매우 높다. 국민 관심이 이렇게 높은 것은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 그리고, 대한민국 미래가 달린 일이기 때문에 국민 관심 이렇게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투표조차 성립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것은 반드시 역사에 기록될 것이고 민주주의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표결조차 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한 채 의원총회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본회의 도중 의원총회를 열어 자당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오후 8시 기준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한 여당 의원은 총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등 총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