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핵심 지지층 2017년 朴 탄핵 당시 ‘배신자’ 프레임 여전히 작동
여권 1위 주자 차기 대권행보 의식...한덕수와 공동 체제에 긴장 고조
여권 1위 주자 차기 대권행보 의식...한덕수와 공동 체제에 긴장 고조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탄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변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자동 폐기 됐다. 앞서 국회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했다. 그러나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함에 따라 의결 정족수(200명)를 채우지 못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탄핵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 반대 입장을 택했다. 지난 6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일"이라고 규정하며 국민과 함께 막아서겠다고 강조했다. 계엄군이 한 대표를 체포하려 했던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자 한 대표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정치인들 체포를 위해서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서 확인했다"라며 "그렇게 체포한 정치인을 경기 과천 수감장에 수감하려 했다는 정황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대표는 탄핵소추안 표결 당일 입장을 바꿨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라는 발언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친한(친 한동훈)계 좌장 격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가 말한 '윤석열 대통령 조기 퇴진' 방침에 따르겠다며 "일단 한 대표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조 의원은 계엄 발동 이후 탄핵 찬성 입장을 꾸준히 견지해 왔다. 한 대표의 입장 변화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악몽이 상당 부분 기인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구 국민의힘) 이탈표를 가져오는 데 주 역할을 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의원은 아직까지 보수 진영 내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다. 특히 대선을 겨냥한 한 대표 입장에서는 6070‧TK(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핵심 지지층이 절실한 상태다. 만약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앞장설 경우 이들의 신망과 지지를 잃어버릴 수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