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 5년 만에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앞서 1·2심 재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만큼, 상고심 판결에 따라 의원직 상실 등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어 정치적 중대 기로에 놓였다.   

법조계, 정치권 등에 따르면 조 대표와 부인 정겸심 전 동양대 교수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45분 자녀입시 비리 등 혐의에 대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 선고를 받게 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등 정치적 소임 완수를 이유로 법원에 선고 연기를 신청한 바 있으나, 오늘 기준 전산상 선고기일은 변동된 바 없어 이날 선고가 유력해 보인다. 다만 12.3 계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대법이 상고심 당일 선고기일을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법도 선고기일 순연과 관련해 "선고 당일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지난 1심, 2심에서 혐의가 상당부분 인정돼 징역 2년형과 추징금 6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이 이같은 판결 기조를 유지할 경우 조 대표는 즉각 구속되고 의원직도 상실된다. 피선거권도 박탈되는 만큼, 차기 대선 출마도 불가하다.  통상 1·2심에서 인정된 혐의점이 뚜렷하고 형벌 수위가 유지되면 대법에서 파기환송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법조계 중평이다. 따라서 이번 대법 판결은 조 대표에게 정치적 사형 선고일이 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주효하다. 만약 이날 대법원 유죄 확정으로 조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 정당법에 따라 당 대표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피선거권도 유죄 확정일 기준 향후 5년간 박탈돼 차기 대통령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또 일각에선 당 간판이자 상징성이 큰 조 대표의 정계 퇴출은 당 차원의 정당성 훼손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혁신당이 존립 위기에 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 대표의 이탈로 당 존재감이 하락하며 후속 동력을 가져가지 못할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동등한 위치에서 연대하는 형태로 합당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이 밖에 조 대표는 유죄 확정 시 그간 자신의 '정치 과업'이라 밝혀 온 윤 대통령 탄핵 수순도 옥중에서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오는 14일 예정된 국회 탄핵소추한 표결에도 참여할 수 없다.  다만 조 대표가 의원직을 잃더라도 혁신당 의석수(12석)는 유지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만큼, 비례대표 다음 순번(13번)인 백선희 혁신당 복지국가특별위원장이 조 대표의 공석을 채우게 된다. 당대표직은 혁신당 최고위 경선 최다 득표자인 김선민 최고위원이 이어받게 될 전망이다.  반면 이날 대법 파기환송이 결정되면 조 대표로선 차기 대권을 도모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대법에서 반려된 사건은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2심, 재상고심을 거쳐야 하는 만큼, 윤 대통령의 하야 또는 탄핵이 현실화하면 조 대표에게도 대선 출마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최근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대표의 대권 지지율은 7%대 안팎으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동률을 보이고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조 대표가 만약 대법에서 입시비리로 유죄를 받게 된다면 정치 재기 가능성은 불투명해진다. 혁신당은 대통령 탄핵 컨벤션에 당장 와해되진 않더라도 결국 민주당에 흡수될 공산이 크다"면서도 "반면 대법원 파기환송이나 감형이 이뤄져 (조 대표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되면 정권 규탄에 앞장섰던 브랜드를 앞세워 대선 상승가도를 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