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에서 ‘지방선거 무승부 아니다’ 쓴소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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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에서 ‘지방선거 무승부 아니다’ 쓴소리 봇물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6.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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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의 ‘사실상 무승부’ 평가에 “영남정당 전락 위기” 반박
서울·충청 완패, 경기·부산·대구에서 힘겨운 승리에 반성 요구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새누리당 내에서 6·4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사실상의 ‘무승부’로 인정하는 당 지도부의 평가를 놓고 11일 쓴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주요지역인 서울을 빼앗기고, 당의 ‘텃밭’이라고 여겨지던 부산에서 힘겨운 승부 끝에 간신히 승리하고, 대구에서도 야권 후보가 적잖은 지지를 받은데다가 경기도에서도 초박빙의 승부 끝에 간신히 수성한 것에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그동안 새누리당에게 우호적라고 생각했고,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과 현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이완구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인사들이 대거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모조리 야당에게 내주는 완패를 당한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조해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언론에서 무승부라고 하는데 나는 정서적으로 졌다고 느꼈다”며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이 해체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영남, 잘사는 계층이라고 해서 무조건 새누리당을 찍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실해졌다”며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부산과 대구가 넘어간다면 새누리당은 영남당도 아니고 영남 일부 정당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런 측면에서 7·14 전당대회는 보수의 가치에 대한 비전 경쟁이 돼야지, 친박과 비박의 계파 대결로 가선 안 된다”며 “‘줄세우기’를 하지 않으려면 모든 후보들이 공천권 해체 선언을 하고 7·30 재보선 공천에서부터 새 지도부가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초선의원의 모임인 ‘초정회’ 회장인 강석훈 의원도 최근 초선들의 의견을 수렴한 내용을 토대로 “국민이 새누리당에 엄중한 경고와 함께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 대통령에 의존하는 선거는 마지막이 돼야 한다”며 “7·14 전대에서 선출된 당대표는 20대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하며 초선의원 줄세우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6·4 지방선거에서 당내 갈등이 표출되고 결정이 여러 차례 번복되며 비판을 받았던 여성우선전략공천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서울 용산이 지역구인 진영 의원은 이 지역에 기초단체장 여성전략공천을 했다가 선거에서 패배한 사실을 언급, “전략 공천이 승리를 위한 전략공천이 돼야지, 원칙 없이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초·재선으로 구성된 ‘혁신연대모임’ 소속 김영우·박민식·조해진·서용교·이이재·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찬 회동을 하고 6·4 지방선거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지방선거는 사실상 새누리당의 실질적인 패배”라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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