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이며 우주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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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이며 우주의 주인공”
  • 조성호 기자
  • 승인 2014.07.08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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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맞아 천도교 이우원 선도사를 만나다

▲ 천도교 이우원 선도사
[매일일보 조성호 기자] “내유신령외유기화(內有神靈外有氣化). 안으로는 사람모두가 신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있고 밖으로는 신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뿜어내면서 우주와 하나가 되는 것. 스스로가 가장 소중한 존재이고 우주의 주인공이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인간, 자연, 우주, 신이 모두 함께 어울려져 살 수 있는 우주공동체의 삶을 지향하는 천도교 이우원 선도사를 만났다.

동학은 물론 역사, 사회, 종교 등 다양한 분야를 휘감는 그의 열변은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이어졌다.

- 천도교를 소개하자면?

△ 최제우 선생의 ‘신의 마음이 네 마음이나 같다’라는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이 ‘모든 사람이 하늘을 모신 존재’라는 시천주(侍天主)로 표현됐다. 최시형 선생으로 내려오면서 ‘하늘의 모신 존재를 잘 키워야 한다’는 양천주(養天主)로 발전해 ‘다른 사람도 신을 모시고 있는 존재이니 공경하고 존경해야 한다’는 사인여천(事人如天)으로 발전해 현재는 ‘사람이 곧 하느님’이라는 인내천(人乃天)교리로 발전했다.

천도교가 아니라 동학천도라고 불러주길 원한다. 학(學)으로는 동학(東學)이고, 도(道)로서는 천도(天道)라고 말할 수 있다. 교인과 성직자를 이분법이 아니라 나와 신이 바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동학은 교인이라기보다 도인이다. 왜냐하면 도인은 자신 스스로 신에 대해 깨닫기 때문이다. 이젠 교인의 시대에서 도인의 시대로 가야 한다. 성직자들을 위해서 종교가 존재하는 건 아니다.

- 폐쇄적인 종교라는 사람들의 의문에 대해?

△ 천도교는 국수적인 민족종교가 아니라 현실적인 종교이다. 천도교는 사람의 생명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우주, 대정신, 대생명’이다. 우리는 생명 경시하는 일에 끝까지 저항을 했다. 그래서 동학혁명, 3.1 독립선언도 천도교가 주도를 했다. 근현대사에 천도교 인구가 가장 많았지만 이렇게 위축된 건 내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정치적 문제가 컸다.

- 천도교가 바라는 통일은?

△ 미국, 중국의 힘을 잘 이용해 우리가 중심이 되어 자주통일을 해야 한다.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갈등까지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주인공까지 되어야 한다. 먼저 의료, 기술, 통신, 철도 등 여러 사업들을 통해 자주 왕래하고 대화하고 소통을 한다면 자주평화통일이 앞당겨 질 것이다.

북한에서 야당으로 인정하는 천도교 청우당이 있다. 청우당은 북한의 민족행사와 국가적인 행사를 주관을 하고 있다. 남한과 북한 천도교는 동학민족통일회라는 기구가 있는데 서로 팩스를 주고받고 있다 이는 통일부에서 허가를 해준 상태이다. 이렇게 남한과 북한의 천도교가 서로 소통해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해 통일을 이끌어 가는데 작게나마 힘이 되어주고 있다.

- 종교간 교류를 통해 어떻게 평화가 올수 있나?

△ 세계 전쟁의 가장 큰 갈등이 종교적 갈등이다. 종교, 교리가 다르다고 해서 전쟁하는 건 옳지 않다.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성직자들은 타종교과 자주 만나서 갈등이 생길 때 함께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고 서로 이해하고 인정해주면 평화가 올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나라는 종교적 갈등을 하기보다는 서로 교류하고 인정해주는 성숙한 문화가 종교계에 있다.

- 종교가 하나가 되는 통합은 될 순 없나?

△ 각자의 경전이 있고 교리가 있기에 종교통합은 있을 수 없지만 각 민족의 살아온 전통이 있듯이 각자 독립된 부분은 인정하고 서로 대화가 되는 조화는 될 수 있다. 서로 겉치레 부분은 벗고 우정으로 만나서 대화해 조화를 이루면 된다.

- 천도교 교인 또는 천도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내 스스로 우주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이론 아닌 온 몸으로 깨달아야 한다. 종교를 떠나 최제우 선생님의 수도법을 통해서 자기 스스로 위대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 수도를 권장하고 싶다. 동학천도 교인이 되기보다 도인이 되길 바란다.

또한 교인위에 군림했던 성직자들은 리더 역할이 아니라 서포터 역할을 해야 하며, 군림하려고 하면 안 된다. 사람을 도와주려는 진실 된 마음으로 인도해줘야 한다.

사인여천(事人如天)은 사람을 섬기는 걸 하늘같이 하라는 동학천도의 실행덕목이다. 동학에서는 ‘교인들이 모든 일을 할 때마다 먼저 내 안에 계신 하느님에게 아뢰는 일’을 심고(心告)라고 하는데 내 속에 있는 신과 하늘에게 대화를 하는 것.

그래서 몸의 모든 세포들이 하늘의 기운을 내뿜으면 다른 사람을 감동시킨다. 이것을 양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 다른 사람도 똑같은 신을 가지고 있으니 내 안의 신처럼 다른 사람도 받들어주면 교감이 이루어진다. 교회처럼 전도, 선교를 하지 않아 잘 안보일수 있으나 이렇게 인연이 닿고 관심이 있을 때 동학을 제공해주는 것이 동학천도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인터뷰가 끝난 후 이우원 선도사는 “최고의 덕목은 부화부순(夫和婦順)이다 남편은 항상 평화롭고 여자는 부드럽다 부부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목을 제 1덕목으로 친다. 가장 중요한건 가정이다”며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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