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놓고 교육계 보혁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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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 놓고 교육계 보혁갈등 격화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4.07.21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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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사고교장연합회 “법정 투쟁까지 불사할 것”
특권학교 폐지 공대위 “조희연 교육감 정책 지지”
▲ 서울시교육청이 사실상 자율형 사립고 폐지 수순에 들어가면서 서울지역 자사고교장연합회가 공동대응에 나서며 양측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서울 지역 14개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 중 하나인 서울 강북의 한 고등학교 모습. 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일반고 전성시대’를 공약한 조희연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대대적 수술 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자사고 정책을 놓고 교육계가 양극단의 의견을 내세우면서 정면충돌하고 있다.서울시내 25개 자사고 교장들로 이뤄진 서울 자사고교장연합회는 21일 오후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의 재지정 재평가를 ‘자사고 말살 정책’으로 규정하면서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들은 특히 서울교육청이 지난주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해 5년간 최대 14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사탕발림’에 불과하다면서 전면 거부 방침을 선언했다.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연합회는 “자사고는 2000년 초부터 시작된 ‘학교붕괴’, ‘교실붕괴’에 직면한 일반고의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며 “자사고가 일반고 황폐화를 가져왔다는 교육감의 인식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자사고보다 더 많은 학생이 다니는 외고, 국제고, 과학고, 특성화고 등이 일반고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큼에도 자사고만 억압하고 폐지하는 것은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치논리”라고 조희연 교육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 서울 지역 자립형 사립고 학교장들이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단계적 자사고 폐지 움직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회는 시교육청이 제시한 ‘일반고 전환 자사고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자사고에 이미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투자한 상황에서 5년간 매년 1억∼3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학교 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또한 서울교육청의 자사고에 대한 2차 재지정 평가에 대해서는 “정상적 절차로 끝난 평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교육감 교체 시기를 이용해 법을 무시하며 다시 실시하는 작태는 민주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연합회는 지난 6월 진행된 1차 평가 결과가 아닌 조 교육감 취임 이후 진행된 2차 평가 결과에 의해 재지정에서 탈락하는 자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를 위해 자사고학부모연합회, 자사고법인연합회 등과 공동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현재 서울시내 자사고 25곳 가운데 14곳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자사고 교장들은 시교육청의 평가 항목에 자사고 공교육 영향평가 설문 결과도 포함되는데 자사고 주변 일반 중·고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특권학교 폐지·일반학교 살리기 서울 공대위’ 소속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개최한 ‘자사고 폐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자사고에 대한 특혜 환수’, ‘시행령 위반 자사고에 대한 지정 철회’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회의 기자회견에 맞서 진보 성향의 교육시민단체들은 같은 날 서울시교육청에서 ‘특권학교 폐지 일반학교 살리기 서울 공대위’를 발족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조희연 교육감의 자사고 정책에 대한 적극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이들은 “공교육 영향평가 위주의 새로운 평가를 진행해 성적 불균형, 통학거리 장거리화, 경제 불평등 심화, 주변 일반 중·고교의 만족도를 자사고 평가결과에 반영해야 한다”며 “공교육을 위해 자사고를 즉시 폐지하라”고 주장했다.공대위는 특히 “서울지역 자사고가 지난 2012년과 2013년 정부로부터 총 25억여원의 불법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법 지원금에 대한 철저한 회수도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대위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 의뢰한 자사고 지정 취소에 관한 법률 검토 내용도 공개했다.“교육감은 자사고를 지정하거나 지정 취소하기 전 교육부 장관과 협의를 거치면 족하며 교육부 장관과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거나 무조건 교육부장관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님을 확인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한편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찬을 겸한 사전 협의를 통해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한 ‘투쟁’에서 이탈하는 학교가 나오지 않도록 내부단속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포착되 눈길을 끌었다.하지만 현재 서울지역 자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하나고를 제외한 서울형 자사고 24곳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8개교가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태여서 서울교육청 측이 제시한 지원방안 앞에서 흔들리는 학교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 교육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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