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철희 기자]“우리 아이들이 경쟁을 통해 최고가 되기보다는 풍부한 인성을 갖춘 행복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한마음으로 뭉쳤어요.” 동대문구 답십리동 간데메공원 옆에 있는 답십리도서관. 방학을 맞아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11명의 ‘책맘’들이 한 가족처럼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곳이다.
책맘은 학기중 답십리동 소재 신답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을 부르는 이름이다. 이들은 8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동대문구 답십리도서관 3층 동아리방에 모여 자신들의 재능을 살려 공동육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의 알찬 여름방학을 책임지겠다던 엄마들의 고민은 공간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난관에 부딪혔다. 동대문구청의 문을 두드려 우여곡절 끝에 답십리도서관 3층 동아리방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공간이 확보되자 11명 책맘들의 발길이 분주해졌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거듭해 각자 자신들의 재능을 살려 아이들을 지도하기로 했다. 창의미술, 미술심리, 연극, 리코더, 현장체험, 재활용 만들기, 곤충관찰, 중국어 등 분야를 정하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전인교육을 위한 엄마들의 자발적인 발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신답초등학교 책읽는 엄마들의 반장역할을 맡고 있는 박경순 씨(김형보 어린이 엄마)는 “답십리도서관에서 공간을 허락해 책과 함께 아이들을 기를 수 있게 됐다.”며“우리들의 순수한 뜻을 받아주신 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함께 참여하고 있는 강주연 씨(한수민 엄마)는 “아이들이 넷이나 되는데 공동육아로 여름방학을 한결 수월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며“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아이들도 함께 지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동대문구 답십리도서관 송민선 관장은 “도서관은 이제 사서 기능은 기본이고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동반자로 거듭나고 있다.”며“앞으로도 재능기부를 활성화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도서관의 참모습을 실천하고 싶다.”고 밝혔다.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장안동의 한 아파트에서 공동육아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등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우리 동대문구에서 이와 같이 의미있는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더욱더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