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②뒷걸음질치는 산업생산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우리나라의 실물경제가 총체적인 침체에 빠져있는 가운데, 국내 경기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산업생산도 뒷걸음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최저수준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전산업생산 2개월 연속 하락세로 ‘부진의 늪’
기업들의 체감경기 최저 수준…고용수준도 감소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8월보다 0.9% 하락했다. 8월 -0.7%를 기록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부문별로 살펴보면 광공업 중 제조업생산부문은 기계장비(6.4%), 1차금속(2.6%) 전기장비(4.4%) 등이 늘어 전월대비 0.1% 증가했으나, 반도체 및 부품(-4.4%), 자동차(-5.8%), 석유경제(-3.0) 등에서 부진의 늪에 허덕였다. 지속적인 엔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 등 환율 변동이 기업들의 생산을 가로막은 주된 이유였다. 제조업출하부문은 전월대비 0.1% 하락했다.서비스업 생산은 예술·스포츠·여가(7.9%), 숙박·음식점업(3.1) 등이 늘어 전월대비 0.1% 올랐지만 교육(-3.4%), 금융·보험(-1.2%), 도소매업(-0.6%) 등에서 하락세를 나타냈다.투자동향 가운데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기타운송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증가해 전월대비 13.2% 증가했으나,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에 비해 5.8% 감소했다.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수입액, 비농림어업 취업자수 등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지수 등이 하락해 전월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2로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수출기업의 BSI는 전달 72에서 70으로 떨어져 지난 2009년 3월(56) 이후 5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이처럼 기업들의 업황이 악화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015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4~2018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3.5%로 지난해(3.4%)에 비해 소폭 상승하지만 내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3.6%에서 멈춰설 것으로 내다봤다이같은 경제상황은 국내 고용에도 영향을 미쳤다.올 9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40만명대로 하락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이달 취업자는 2591만7000명이다.신규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 2월 83만5000명에서 3월(64만9000명), 4월(58만1000명), 5월(41만3000명), 6월(39만8000명)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7월(50만5000명), 8월(59만4000명)으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용률로 따지면 60.8%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올랐다.산업별로는 제조업(17만3000명, 4.1%),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5만3000명, 9.5%), 도매 및 소매업(15만1000명, 4.1%), 숙박 및 음식점업(12만3000명, 6.2%) 등에서 신규 취업자 수가 증가한 반면, 농림어업(-12만8000명, -7.4%), 금융 및 보험업(-3만7000명, -4.3%), 운수업(-2만6000명, -1.8%) 등에서는 감소했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 잠재성장률을 4%대까지 달성하고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불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마냥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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