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중국경제를 이해해야 산다
대중 수출 구조의 고도화 및 다각화 노력 나날이 요구돼
대대적인 투자와 구조조정 착수해야…상생협력도 시행돼야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한국기업의 대중 수출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자, 대중 수출 전략의 전면적 재검토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변화무쌍한 중국경제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탄력적인 수출 전략이 요구된다.
이미 중국기업은 한국기업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국내 대표 기업은 삼성전자는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1600억원)보다 60%나 줄었다. 삼성에 날개를 달아준 스마트폰 부문 이익이 1년 새 4분의 1로 격감한 탓.현대차는 수익성 저하로 영업이익 1조6487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대비 18%나 감소했다. 기아차 또한 영업이익이 5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나 떨어지며 하락세에 빠지며 그룹 주력사들이 덩달아 위기를 맞고 있다.조선과 플랜트 분야 절대강자였던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에만 1조93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내 충격을 주었다.반면 중국 기업들은 일취월장이다.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샤오미는 3분기 5.6%의 점유율로 삼성과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공룡 알리바바는 나스닥 상장 후 주식 시가총액이 2470억달러(260조원)로 삼성전자(183조원)나 월마트(2460억달러)보다 많다.중국과 격차가 점점 좁혀지는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나가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 약세와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엄청난 이익을 냈지만 이를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을 추월할 기세다. 한국 과학기술 경쟁력은 미국에 4.7년 뒤지고, 중국에는 불과 1.9년 앞서고 있다. 게다가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기업에 대한 가격 경쟁력 우위도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이와 별도로 중국경제의 체질이 수출·제조업·가공무역 위주에서 내수·고부가가치·서비스업 위주로 급속히 바뀌면서 그 여파가 한국에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9개월간 반제품과 자본재의 대중국 수출은 각각 2.1%, 7.2% 줄었다.업계에서는 변화무쌍한 중국경제에 위기감을 갖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수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자동차, 조선, 정보기술(IT), 철강 등 과거 한국의 경쟁력이 월등했던 주요 산업에서 중국이 수요처가 아닌 경쟁자로 탈바꿈하면서, 궁극적으로 대중 수출 구조의 고도화 및 다각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무역협회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대 중국 수출에서 가공무역 비중을 줄이고 소비재시장 진출 활성화를 노려야 한다”면서 “특히 반도체, 자동차·부품, 무선통신, 일부 기계류 등의 대중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는 있으나 향후 호조세 지속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수출구조 고도화 및 다각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한·중 FTA 체결을 통해 수출기업의 가격·비가격 경쟁력을 제고시켜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정부 또한 가공무역 비중 대신 현지 유통과 물류 인프라 구축, 전략상품 발굴 지원 등을 늘리는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업계는 체계적 지원과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대중 수출 전략의 재검토를 통해 핵심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와 구조조정에도 착수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앞두고 중국과의 상생협력 역시 절실하게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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