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기 못 펴는 은행들...공염불 된 ‘글로벌화’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KB·신한·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은 올해 경영 화두로 ‘해외진출’을 꼽았다. 이들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의지는 지난 십수년간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 같은 다짐이 무색하게 이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영국 금융전문지 더 뱅커지에 따르면 세계 10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은행 10곳의 지난해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체 평균인 1.28%에 크게 못 미치는 0.38%였다. 순위는 조사대상 94개국 가운데 8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세계 100대 은행에 포함된 KB·산은·우리·신한·하나·농협 은행의 총자산 대비 해외자산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4.3%에 불과하다. 그만큼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반면 영국 HSBC의 경우 해외 시장 영업이익 비중이 2010년 78% 수준이며, 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약 40%를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다. 프랑스 BNP파리바의 해외자산 비중은 53.5%(2009년 기준), 일본 미쓰비시UFJ는 전체 매출액의 31%를 해외에서 달성하고 있다. 중국 공상은행의 해외자산 규모는 전체의 6%(2013년 기준) 수준이다.국내 은행의 수익창출구조가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수익구조를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수익성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실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권우영 수석연구원은 ‘2014년 상반기 국내은행 경영성과의 특징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중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000억원) 대비 37.0% 증가했으나 핵심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창출 능력은 여전히 취약했다”며 “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최근 고정금리대출의 금리 산정이 적정수준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자이익 감소로 귀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은행의 수익창출 구조가 한계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 압력과 기업부실 가능성 지속 등으로 향후 국내 은행의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할 주요 대안으로 제시됐던 해외 진출 사업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해외 영업점포 수가 최근 5년새 은행별로 단 한 개꼴로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국민은행의 국외 영업점포 수는 상반기 기준 12곳으로 지난 2009년(11곳)과 비교해 단 한 곳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18개에서 19개, 우리은행은 22개에서 23개로 각각 1개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은행 역시 지난 2009년 8개에서 올 상반기 9개로 단 한 곳만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10곳에서 8곳으로 되레 2개 감소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