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한 언론보도로 논란이 된 정윤회 씨의 국정운영 개입 의혹 파문을 ‘정윤회 게이트’로 규정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정부여당을 향한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은 그간 풍문으로만 떠돌던 ‘비선라인’의 존재가 비로소 확인됐다고 주장하면서 정 씨가 어떤 방식으로 국정에 개입했는지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른바 ‘십상시 국정농단 논란’의 최종적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 있다고 보고 박 대통령이 이번 논란에 직접적인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정 씨와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십상시’의 국정개입 농단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며 “내일(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엄중한 처벌 대책을 말하라”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조차 회피하고 외면하면 정 씨를 중심으로 한 숨은 실세가 존재하며, 정 씨가 어떤 방식으로든 박 대통령과의 끈을 유지하며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은 ‘비선 라인’이 청와대 인사문제까지 개입했을 가능성을 고려, 그동안 정부·여당을 상대로 제기해 온 ‘낙하산 인사’ 등의 의혹까지 전면 검증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한 대변인은 “그간 박근혜 정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진행돼 온 인사참사, 정책혼선, 각종 이권 개입 모두를 국민과 언론이 새롭게 검증할 것임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여당의 대응에 한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최대의 위기를 자초하기 싫으면 눈에 뻔히 보이는 검찰의 표적수사, 어설픈 책임 떠넘기기 등의 정치 공작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것을 ‘정윤회 게이트’라고 명명하겠다”며 “여당에 있는 대통령의 공식 라인이 정윤회 ‘비선 라인’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면 이대로 두시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와대 공직은 국민의 심부름꾼일 뿐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십상시라는 게 될 법한 소리인가”라며 “이런 의혹을 없애려면 야당의 운영위원회 소집에 응해 사실을 명백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비선 실세’ 논란이 제기되자마자 박범계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비선 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을 구성한 새정치연합은 진상조사단의 활동을 본격화하려는 채비도 서두르고 있다.
박 의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당 바깥에서 4~5명의 변호사를 조사단원으로 영입해 대여 화력을 보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