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취임 8개월째인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가 ‘정도·윤리경영’에 중점을 두고 내부 시스템 등 이 회사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의 비리로 지난 4월 갑작스레 대표이사로 내정, 사태 수습에만전을 기하고 있다.지난 1981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그는 2004년 본점장, 2008년 상품본부장, 2011년 영업본부장, 2012년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쳤으며 ‘현장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6월 취임사에서 정도경영을 주문해온 이 대표는 ‘납품비리 파문’ 등 이전에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를 재정비하고 안정을 되찾고자 매진하는 모습이다.롯데백화점은 최근 창립 35주년을 맞아 ‘러블리 라이프(Lovely Life)’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만들고, 고객에게 사랑 받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특히 이번 슬로건은 이 대표가 주도해 만든 아이디어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슬로건 발표가 지난 반년 간의 조직 정비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여기에 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경영행보도 돋보인다.
그는 불필요한 야근을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도록 해 근무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PC 오프 시스템’을 도입, 시행 중이다.′PC 오프 시스템′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업무용 컴퓨터를 꺼지게 만들어 직원들의 칼퇴근을 장려하는 제도다.해외점포 확대를 위해 최근 중국 점포를 방문하는 등 대외적인 경영 활동도 눈에 띈다.이 대표는 임시주총을 통해 해외 기업과의 인수합병(M&A)과 신규투자를 통해 현재 7개인 롯데백화점 해외점포를 5년내 20개 더 늘리겠다는 뜻을 확고히 밝히기도 했다.그는 또 취임 후 영업 보다는 조직 추스르기와 협력사·고객 신뢰 확보에 집중했다. 지난 7월 영업전략회의에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윤리경영 부문과 동반성장팀 등 비영업부서의 발표시간이 별도로 배정되기도 했다.반면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최근 이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또 다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인 것.최근 법원은 납품업체에 경쟁사의 매출 정보를 요구하거나 할인행사를 강요하는 등 횡포를 부린 롯데백화점에게 부과된 ‘45억원대의 과징금’이 적합하다는 판결을 내렸다.취임 직후 이미지 개선에 힘써왔던 이 대표가 일련의 잡음을 딛고 조직 추스르기에 성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