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재조사 착수...씨티‘증명 어렵고 사실과 다르다’
[매일일보=김경식 기자] 금융감독원이 기존 지점의 영업을 양수도하는 방식으로 통합해 탄생한 한국씨티은행의 파생상품 리스크(위험) 관리 실태에 대해 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백재흠 금감원 은행검사 1국장은 10일 “지난해 11월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과정에서 파생상품 계약관리에 문제점이 있어 지난 12월부터 검사인력을 투입해 검사를 연장하고 있다“ 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옛 씨티은행의 선물환거래 관련 계약이 한국씨티은행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옛 씨티은행은 2004년 기업과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일종의 파생 상품인 통화 선도거래를 하면서 환율변동 위험을 회피(헤지)하지 않아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수백억원대의 환차손을 떠안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외국 화폐를 미리 사고 파는 선물환거래는 환율변동 위험 때문에 오를 때와 내릴 때를 모두 대비해 양쪽으로 계약을 맺는다. 옛 씨티은행 역시 선물환거래와 그 ‘반대거래??를 동시에 했는데, 통합과정에서 선물환거래만 이전된 반면 일부 반대거래는 계약 당사자들의 거부로 이전되지 않은것이다.
결과적으로 합병 이후 환율이 하락하면서 한국씨티은행쪽은 수백억원대의 환차손이 발생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반대거래를 보유하고 있는 옛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그만큼의 환차익이 발생했고, 그 수익은 고스란히 두 법인의 주인인 씨티그룹에 귀속된 것이다.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편법적 자금 회수 또는 국부유출??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항이다.
이와 관련, 옛 한미은행 노조측은 “한국씨티은행의 환손실은 옛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부담해야 하는 파생상품 거래 환차손을 고의로 옛 한미은행에 떠넘겼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환차손의 원인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은 어려우며 고의로 전가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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