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진작 구조개혁 ①] “평균 월급 150만원, 소비 여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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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진작 구조개혁 ①] “평균 월급 150만원, 소비 여력이 없다”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6.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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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성향지수 사상 최저치...임금 인상 고용 안정 시급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내수와 수출의 ‘쌍끌이 전략’을 강조해왔다. 내수와 수출을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축으로 판단한 셈이다. 이 중 수출의 경우 수출 제조 기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한국 경제 모델에서는 절대적인 성장 동력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엔화 약세와 중국의 기술 공세로 수출 실적에 경고음이 켜지면서,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탈피해 내수 중심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의 수출 부진이 장기적, 구조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매일일보>는 가계 여건 개선과 서비스 산업의 발전,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안정화 등 내수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내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줄어든 72.3%로, 관련 통계가 전국 단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1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1분기에 350만2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2% 늘어나는데 그쳤다.소비지출의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월세 상승으로 주거비가 대폭 상승했고, 음식류와 보건 항목에서의 지출 역시 상승했다. 반면 주류와 의류, 통신비,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 교육비 등의 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가계들이 ‘여윳돈’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지출을 억제하고 생존에 필요한 지출만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가계의 소비는 내수시장을 지탱하는 힘이다. 특히 중산층은 내수 활성화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가계동향에 따르면 같은 기간 5분위(상위 20% 이내)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반면, 4분위(상위 20~40%) 가구 소득은 (2.9%), 3분위(상위 40~60%) 가구 소득은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이 같은 소비 위축은 비정규직·일용직 등 임시직 근로자들이 손에 쥐는 월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실제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임시직 근로자 실질임금은 월평균 128만8317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0만2376원)보다 1.1% 줄어든 셈이다.고용기간이 1년 미만인 계약직과 일용직으로 구성된 임시직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지난해에도 0.5% 줄었는데, 올해 들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임시직의 지난 1분기 월평균 명목임금 역시 140만9032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41만6464원보다 0.5% 줄었다. 한 달을 일해 버는 돈이 150만원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이 같은 비정규직 임시직 근로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60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1000명(1.7%) 증가했다.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2014년 591만1000명으로 늘어난 뒤 올해 600만명을 넘어섰다.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3월 기준 6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들의 문제를 일부 계층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역시 공식적으로는 근로자 임금이 올라가야 내수가 살아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실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월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수요정책포럼 강연에서 “근로자의 임금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야 내수가 살아난다“며 임금이 올라야 내수가 사니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일종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펼친 바 있다.최저임금을 올리거나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비여력을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내수 진작으로도 이어져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얼어붙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지갑을 열라’고 말하고 있지만, 고용의 질이 악화되면서 소비를 하려고 해도 소비 할 여력 자체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 성장에 잠재력 자체를 갉아먹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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