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진작 효과 커” vs. “경제 붕괴 뇌관으로 작용할 것”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가계부채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내수 진작을 위해 시행해온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한국은행의 ‘2015년 1분기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개념인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09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말 대비 11조6000억원, 지난해 1분기 말 대비 74조4000억원 증가한 수치다.이 같은 가계부채의 급증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전체 가계부채 중 절반에 달하는 470조원이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생겼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농협·기업 등 국내 7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 한 달 동안 6조원 이상 늘어났다.주택담보대출은 특히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조치 이후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3년 분기 평균 3조5000억원에서 LTV, DTI 규제 완화 이후 지난해 3분기 13조1000억원, 4분기 15조4000억원, 올 1분기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LTV와 DTI 규제 완화로 대표되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1년 더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있다. 내수시장 활성화의 핵심 열쇠로 꼽은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다.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올 초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소비심리를 살려내고 내수를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시장 회복이 관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LTV와 DTI 규제 완화를 주도해 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역시 부동산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 의지를 꾸준히 피력하고 있다.정부가 이 같은 논리를 펼치는 이유는 가계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결과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가계자산 중 부동산자산비중은 72.3%에 달한다. 부동산자산이 아닌 금융자산 비중이 70.7%에 달하는 미국이나 일본(60.1%)과는 정 반대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집값이 하락할 경우 은퇴자산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