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 필요...구조개혁 시급”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초 열린 2015년 연례협의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내수는 여전히 저조하며 인플레이션은 낮고 대외 불확실성은 증가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어 이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이뤄 나가려면 한국 정부의 광범위한 개혁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내수 진작을 위해 추경과 금리 인하 등의 재정 통화 정책도 필요하지만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결국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외 전문가들은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것과 이 과정에서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최근의 내수부진이 경기적인 요인 외에 구조적 요인에도 크게 기인한다고 본 것이다.최경환 부총리 역시 정부 차원의 내수 부양 의지를 강력히 밝힌 바 있다. 최 부 총리는 올 3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포럼 조찬강연에서 “하반기에는 총선 국면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3월부터 6월까지가 경제 살리는 골든타임”이라며 이 같이 강조 했다.당시 최경환 부총리가 꺼내든 내수 부양 카드는 최저 임금 인상, 기업의 임금 인상 요구, 노동·금융·교육·공공부문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 등 이었다.그러나 최 부총리가 논한 골든타임이 무색하게 대다수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특히 내수 활성화의 핵심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최저임금 논의의 경우 재계와 노동계가 임금 인상 수준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이달 말 의결을 목표로 시작된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실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으나 노동계는 1만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재계는 소폭 인상 또는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계는 기업 경쟁력 약화와 고용창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최저 임금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 초 회원사들에 올해 임금인상률을 지난해 제시한 2.3%보다 낮은 수준인 1.6%안에서 조정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역시 주요 법안이 장기간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남아 있다. 경제 활성화와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뜻을 함께 하고 있으나 무엇을 개혁할지 여부를 두고 야당과 온도차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야당에서는 구조개혁의 선결 조건으로 부자감세 철회와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모든 정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세수부족을 해결하고 그간 빈익빈 부익부의 원인이었던 대기업 지원 정책 대신 망가진 서민 경제를 살려 내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행중인 기존 정책에 대한 수정과 보완 작업의 필요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특히 정부가 기업소득의 가계이전을 위해 도입한 기업소득 환류세제 방안의 경우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 오기 위해서는 좀 더 면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내 유보금이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도록 기업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국회예산정책처는 ‘2015 세법개정안 분석보고서’를 통해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통한 배당과 임금 증가 등이 일부 업종의 상위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기업의 당기소득에서 투자와 배당의 경우 증가분이 아닌 투자 및 배당금액 자체를 차감하도록 돼 있어 기업의 세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삼았다.또한 투자의 범위도 설비투자, 건설투자, 연구개발(R&D) 투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무용 부동산이라도 토지나 건물 매입은 투자의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미다.박 박사는 “현재로서는 제도가 약하게 설계돼 기업의 투자·고용·임금을 늘리기 위한 실효성있는 유인책이 되기 어렵다”며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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