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춘만 기자]인천지역 대기오염 주범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영흥화력발전소 7·8호기의 증설사업이 백지화되자 인천 지역사회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옹진군 영흥도 영흥화력발전소 7·8호기 증설사업을 제외했다.
산자부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신규원전 2기 등 발전설비를 확충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흥 7·8호기(1천740MW)와 동부 하슬라 1·2호기(2천MW) 건설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초미세먼지의 주범 영흥화력 7·8호기 백지화를 환영한다"며 "앞으로 미세먼지 관련 토론회를 열어 대기질 오염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실련·인천환경운동연합·인천녹색연합 등 영흥화력발전소 증설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시민사회단체들도 영흥화력 증설 철회를 환영하며 2년마다 수립되는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화력발전소 증설 억제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발전소를 지역에 둔 옹진군과 영흥화력을 운영하는 한국남동발전은 침울한 분위기다.
옹진군은 정부 시책에 대해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역경제 침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흥화력발전 5·6호기 건설 땐 건설인력 등 관련 종사자가 4천명에 이르며 소비가 활발했지만 현재는 발전소 건설사업이 종료돼 영흥도 지역경제가 침체된 실정이다.
아울러 발전소 총건설비의 약 2%(1호기당 약 100억원)를 특별지원금으로 받아 주민복지사업에 활용해 왔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옹진군 관계자는 "화력발전소라고 해도 환경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면 대기오염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데 발전소 건설계획 자체가 취소돼 아쉽다"며 "지역경제가 더욱 침체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동발전도 영흥화력 7·8호기 사업 철회 방침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남동발전은 7·8호기 건설을 기정사실로 보고 사업부지를 확보해 송전선로까지 구축해 놓은 상태다.
지난해 준공한 5·6호기 중앙제어실에는 7·8호기 제어실을 함께 설치하기도 했다.
남동발전은 산업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야 하는 점을 고려, 7·8호기 증설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사업 추진의 불씨를 살릴 방침이다.
우선 오는 18일 서울 옛 한국전력 본사에서 열리는 관계기관 공청회에서 수도권 에너지 수급 현황 등을 토대로 발전소 증설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영흥화력 7·8호기는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반드시 건설되야 하는 시설"이라며 "사업계획 철회가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전까진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흥화력 7·8호기 증설 사업은 2조8천662억원을 들여 2019년 6월까지 건설하는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