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호준 기자] 상장회사 임직원들이 일반인에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연간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예산·홍성) 홍문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사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상장회사가 대기업을 포함해 124개(거래소 63개, 코스닥 61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 불법거래를 한 혐의자가 240명이나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이러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57개 상장회사 100명의 임직원들이 1천797억원의 자사주식 일부분을 되팔아 64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현재 이렇게 금감원으로부터 적발된 사람들은 32개회사 53명이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며, 82개회사 170여명은 수사기관에 혐의 통보해 수사하고 있으며, 9개회사 17명은 경고 조치한 상태이다.

적발 인원 가운데 임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이상으로 주주보다는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에 따르면 이러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는 지난 2003년 27건(63명), 2004년 30건(77명), 지난해에는 57건(100명)으로 증가했다. 즉 2년 만에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증권 범죄가 110%나 증가한 셈이다.

홍 의원은 “이들은 대부분 공개될 자사 중요정보를 미리알고 본인이 소유하고 있거나 추가로 주식을 더 사서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하기 전 처분하는 형식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회사인 T사의 경우 부도가 발생될 것을 미리알고 대표이사가 소유한 24억원의 주식 일부분을 팔아 22억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으며, 대기업인 L사 같은 경우 회사가 유·무상 증자를 할 것을 미리알고 주요주주 등 6명이 가지고 있던 1천545억원의 주식 일부분을 처분해 495억원의 막대한 이득을 챙긴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됐다.

또한 코스닥 회사인 D사 임원 2명은 전 대표이사 횡령혐의가 공개될 경우 자사주식이 떨어질 것을 미리알고 보유한 21억원의 주식 일부분을 처분해 21억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는 등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의 수법은 신기술개발, 감자실시, 유·무상증자, 자본잠식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큰 문제는 자사 임직원들이 미공개 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다면 그들은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이들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호재성의 경우 재료가 공시되기 전에는 주가가 급등했다가 정작 공시 후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속출하기 때문에 공시를 유일한 정보로 활용하는 일반 투자자들은 뒤늦게 주식을 매수했다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그래서 내부자 거래를 한 사람들에게는 엄한 형사 처벌을 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홍 의원은 “기업 임직원과 주요주주, 관계사직원 등 기업 내부자의 거래에 대해 감독당국이 보다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미공개정보를 통해 얻은 이익을 다시 환수하는 것은 물론 엄격한 법적용을 통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불법 행위자들에 대한 검찰수사기간이 평균 3~4년 정도로 길어 일반투자자들이 이 기간 동안 피해를 볼 소지가 있어 혐의가 드러나면 신속한 검찰수사를 통해 처벌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증권거래법은 내부자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할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 처하거나 부당이익의 3배까지 벌금을 물도록 하는 한편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등의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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