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가 3.1절에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물론 이해찬 총리가 골프로 비난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총리가 골프로 인해 비난을 받은 것은 지난 2004년부터이다.
2004년 이 총리는 9월 5일 군부대 오발사고 희생자 조문 직전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변양균 기획예산처장, 장석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등 3명과 함께 서울 근교의 어느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고 점심식사 후 12시에 곧바로 조문을 간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어 세인들의 눈총을 받았다.
2005년 식목일 화재 때에도 골프 친 이 총리
이해찬 총리는 2005년 식목일 화재 때에도 골프를 쳐서 구설수에 올랐다. 또한 2005년 7월에는 수해 중에 제주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제주도 골프에는 진대제 장관과 이기우 총리 비서실장, 여자 프로골퍼 송보배 선수까지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총리와 송보배 선수가 같이 라운딩을 하게 된 것은 송 선수의 부친과 이 총리가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송 선수의 부친인 송용현 씨와 친분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송 선수가 몸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총리의 눈치 때문에 같이 골프를 쳤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으나 송용현 씨는 그 사실을 부인했다.
송용현 씨는 ‘총리의 눈치를 보느라 송보배 선수가 억지로 라운딩을 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예전에 감기 몸살을 앓기는 했으나 총리와 라운딩을 했을 때는 건강해진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법조브로커 윤상림과 예전에 같이 라운딩을 한 것으로 드러나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총리실은 ‘(이 총리가) 의원 시절, 윤씨를 몇 번 모임에서 만나 골프를 하고 정당한 후원금도 받은 일이 있지만 총리 임명 이후 만남을 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은 ‘윤 씨의 행실이 수상해 총리가 된 뒤에는 전화도 연결해주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골프장에서 우연히라도 총리를 만난 적이 없다’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 의원-장관과 골프 무슨 돈으로 하나?
그렇다면 이 총리는 의원들이나 장관들과 골프를 칠 때 무슨 돈으로 할까? 이 총리는 관계장관이나 국회의원 등 정책협의 형태의 골프회동을 할 때는 후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2004년 이후 거둬들인 이해찬 국무총리의 후원금 통장 잔고가 2005년 7월쯤 거의 바닥났다고 기사에서는 적고 있다. 그래서 이 총리는 최근 측근에게 “후원금이 거의 바닥난 것 같다.”면서 “후원회라도 다시 열어야 할 판”이라고 농담을 했다는 것. 그는 2004년 6월 30일 취임했다.
이 총리의 2004년 후원금 모금액은 2억 2158만원. 후원금을 거둔 국회의원 285명 가운데 52번째. 이 총리(당시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람은 모두 350명. 기부자 수 순위로 보면 국회의원 285명 중 140위로, 다른 의원들에 비해 비교적 다수로부터 적은 돈을 모금받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 총리는 지난 1년 동안 공식 업무추진비 외에 개인 후원금에서 매월 2000만원 가까이 써 온 셈이다.
이강진 공보수석은 20일 “총리 신분을 벗어난 일체의 활동 비용을 후원금과 개인 비용으로 지출해 왔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기사에 나와있다. 국회의원으로서 통상적인 경조사 비용이나 정치인들과의 회동 비용, 지역구(서울 관악을) 의원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썼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구설수에 오른 ‘수해 골프’ 라운딩 비용도 그 성격에 따라 후원금으로 충당했다고 한다. 이 수석은 “관계장관이나 국회의원들과의 라운딩처럼 정책협의 성격을 지닌 경우 후원금을 적극 활용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 총리 취임 직후 비서관이 판공비를 담은 신용카드로 이 총리의 라운딩 비용을 지불했다가 뒤늦게 이 총리로부터 질책을 들은 일도 있다고 한다.
이기우 비서실장은 “총리는 돈에 관한 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만큼 결벽증을 지니고 있다”라며 “야당이 총리에 대해 숱한 공세를 펴도 돈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조만간 후원금이 완전 바닥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며 ‘이강진 수석은 이 총리는 후원금이 다 떨어져도 총리로 있는 한 후원회를 열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적고 있다.
이 총리의 골프 입문은 97년
이 총리는 주변의 권유로 비교적 늦은 1997년에 골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머리’(처음 필드에 나가는 것)를 올린 뒤에는 거의 매주 라운딩을 가질 정도로 골프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작고한 장인으로부터 받은 유산으로 골프회원권을 장만하기도 했다는 것.
이 총리의 골프 실력은 핸디 10의 ‘준 싱글 골퍼’로 알려져있으나 사실은 핸디 18정도라고 한다. 이 총리의 한 측근은 “가끔 80대 후반을 치지만, 보기 플레이어로보면 된다”며 “구설수를 싫어해 주로 고교동창 등 친구들과 필드에 나가며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 등 맘에 맞는 동료의원들과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 총리는 라운딩 중에는 될 수 있는 한 ‘기브’(그린에서 홀컵에 볼이 가까이붙었을 경우 들어간 것으로 간주해주는 행위)를 주지 않고, 경기의 흥미를 돋구기 위해 조그만 내기를 걸길 좋아한다고 한다.
또 경기가 후반에 잘 풀리면 9홀을 더 도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체력과 승부욕이 대단하다는 이야기이다.
‘이 총리가 골프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정치권에서 익히 알려진 일이다. 1997년 주변의 권유로 뒤늦게 골프를 배운 이 총리는 필드에 처음 나간 후 ‘주말 골프 매니아’가 됐다.
DJ 정권 실세인 권노갑씨와 자주 어울린 것도 골프 때문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이 총리는 작고한 장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골프 회원권을 장만하기도 했는데 총리 인준 청문회 때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 골프 회원권을 문제삼아 “2억250여만원에 달하는 이 지명자의 골프회원권을 국회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한 달 57만원 월급을 다 털어서 사려면 30년이 걸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바둑도 좋아하는 이해찬 총리
이해찬 총리는 골프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바둑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과거 민주당 시절 이 총리는 안동선, 설훈, 임채정 의원과 함께 ‘바둑 4인방’이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안에서는 유명한 바둑 4인방이 있다.안동선 이해찬 임채정 설훈 의원이 그들.최근에는 초선인 곽치영 의원이 가세했다.이들 4인방은 바둑도 성격대로 둔다.안 의원은 전투를 좋아해 힘있게 두고 이 의원은 싸울 때 싸우면서도 착실히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
‘임 의원은 느긋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편인데 반해 설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일변도다.한편 이들과 자주 대국을 벌이는 김경재 의원은 중앙을 경영하면서도 귀와 변에서 기회를 찾는 노림수가 많은 바둑이라고 한다.특히 이해찬 의원은 누구보다 바둑을 즐긴다.국회 본회의가 여야 대립으로 공전하고 있을 때면 원내총무실에서 담배를 빼물고 바둑판 앞에 앉아 있는 이의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해찬 총리는 작년 9월에는 조훈현 9단과 바둑을 두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9월 22일에는 중앙일보의 창간 40주년 기념 ‘나눔장터’ 행사에 소장하고 있던 바둑알과 바둑판을 내놓기도 했다.
바둑과 골프로 정리되는 이 총리의 취미생활을 분석해 보면 이 총리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강한 승부욕, 치밀함, 끈질긴 집념이 그것이다. 그런 것이 있었기에 바쁜 의정활동 속에서도 아마 7단의 바둑실력과 상당한 골프 실력을 닦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골프를 너무 좋아하면 골프 때문에 한번 큰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것이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도는 속설이다. 이해찬 총리는 지난 2005년 4월 11일 식목일 ‘산불 골프’를 친 것에 대해 ‘안이한 판단이었고 근신하겠다’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작년 7월 이 총리는 ‘7월중에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제 이 총리는 7월 뿐만 아니라 3월에도 골프를 치지 않기로 마음 먹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 4월 5일 식목일이 1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의 정치부 기자들은 4월 5일 식목일, 골프장을 주시하게 생겼다. 이해찬 총리가 또 다시 골프 라운딩을 할 수도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