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8세대 ‘교복이야, 미니스커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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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세대 ‘교복이야, 미니스커트야’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6.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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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패션’ 짧게 타이트하게 멋 내기 열풍
학생들, 기성 정장 못지않게 변형시켜 입어
요즘 중고등학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들의 고민이 부쩍 늘었다.
스쿨XX, 아이비XX, 스X트 학생복, 엘X트 학생복 등 교복 브랜드가 여기저기 넘쳐나고 가격 또한 25만원을 상회할 정도로 만만찮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시점에 교복이 고급화하면서 교복 값이 웬만한 신사정장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교복의 고급화 물결과 함께 패션도 다양해지고 있다.

신세대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교복은 패션 유행의 한 축을 담당할 만큼 유행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미니스커트 열풍과 맞물리면서 일부 여중고등학생들이 교복치마를 짧게 입고 다니는 모습들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목격될 정도로 유행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인기 연예인들이 선전하는 고가 브랜드 교복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학부모들의 주머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수기인 입학철을 맞이해 일부 대기업 교복제조업체에서 재고 상품을 신상품의 라벨과 몇 개의 부속만 바꿔 신상품처럼 속여 팔아 폭리를 취한 것이 드러나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교복은 원래 일제시대를 통해 우리나라에 흡수된 것으로 단정함과 하나의 통일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와 일제의 잔재로 없어져야 한다는 등 그동안 수없이 찬반 논쟁을 벌이며 명맥을 유지해 왔다.

83년 교복 자율화 정책 후 학생들에게 사복으로 인한 빈부격차 생성 및 위화감 조성 등의 부작용으로 90년대 들어와서는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복을 장려했다.

교복세대가 등장하는 영화 ‘친구’와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면 70~80년대 교복세태가 잘 나타난다.

영화에서 보 듯 당시엔 교복이 학생이라는 신분을 나타낼 수 있는 상징이었고 또한 자랑이었다.

그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표백제에 담궈 방금 꺼낸 듯 한 새하얀 칼라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빳빳하게 풀을 먹인데다 손이라도 베일 듯 섬세하게 주름잡은 교복바지와 치마 누가 더 단정하게 하고 다닐 것인가 내기라도 한 듯 한 그 시절 교복의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올 법 하다.

그 시절 제복적 성향이 강했던 교복은 90년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부터 서서히 변해 요즘 신세대 청소년들게 인기있는 교복은 패션 유행의 한 축을 담당할 만큼 유행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나만의 개성을 살린다!

요즘 TV나 영화를 보면 유독 스타들의 학생 역할이 눈에 띈다. 잘생기고 예쁜 외모에 멋진 교복을 입고 나오면 시청자들 특히 중고등 학생 시청자들은 스타들의 그런 모습에 더욱 열광하고 자신 또한 그렇게 입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일부 학생들은 드라마나 영화속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교복에 매료돼 스타들이 입고 나오는 스타일로 교복을 바꾼다거나 개조해 자기 자신들만의 교복 패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과 학생들의 마찰은 피할 수 없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단정함과 교칙에 맞는 교복 규정을 들고 있는 학교 측과 그런 학교를 상대로 교묘하게 단속을 피해 교복을 개조하는 일들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단 요즘은 처음 교복을 살 때 어느 정도 요즘 학생들 요구에 맞춰 나오기는 하지만 그 정도 가지고 학생들의 입맛에 맞추긴 힘들다.

소위 좀 논다는 아이들 뿐 아니라 모범생들에게도 교복 개조는 흔한 일이어서 교복회사들도 세련된 디자인을 만드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유행에 맞는 교복개조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

일단 여학생들의 교복을 살펴보면 우선 손이 가는 것은 역시 스커트다.

몸매가 자신 있는 아이들의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라면 스커트 허리부분을 한두 번 돌돌 말아 치마 길이를 짧게 만드는 것이다.

보통은 무릎 위 정도로 끌어 올리는 정도이지만, 조금 과감할 경우 무릎 위 5~10cm정도 올라간 미니스커트화 하거나 아예 옆선을 박아 치마통을 줄여서 타이트하게 만들어 엉덩이 선에 딱 맞춰 입기도 한다.

또 주름치마의 경우에는 아래쪽 주름은 그냥 두고 위쪽 주름만을 박아서 걸을 때 아래쪽 주름이 펄럭이는 꽃 치마가 되기도 한다.

스커트에서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교복 상의가 된다.

동복의 경우에는 자켓, 하복의 경우는 블라우스에 허리부분에 라인을 넣는 것인데,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자켓은 다소 과장해서 말하면 겨드랑이에서 한 뼘 정도의 길이로 입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길거리에서 만난 서울의 L 여고 최양은 “교복은 대부분 세탁소 같은데 가면 아저씨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수선해준다”며 “그리고 일부 교복점에서 처음부터 우리의 요구사항을 많이 반영해 만들어 주기도 한다.

원래 그대로 교복을 입고 다니면 좀 촌스럽지 않느냐?” 라고 말해 요즘 신세대들의 교복에 대한 사고를 엿볼 수 있었다.

최양에 따르면 한반에 교복을 처음 살 때처럼 그대로 입는 얘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 교복개조로 인한 선생님들과의 마찰에 대해서는 “전쟁이나 다름없다”고 밝히고, “교복을 조금 과도하게 고친 얘들은 아예 한시간정도 학교를 일찍 가서 선생님들의 단속을 피하고 어떤 아이들은 여분의 교복을 하나 더 준비해서 선생님들의 눈을 피한다”며 교복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녀는 또 “교복 패션에도 유행이 있다며, 몇 년 전까지 유행했던 일본 교복 스타일의 짧은 치마에 루즈삭스 같은 양말을 신는 패션은 한 물 갔다”며 “요즘은 최대한 단정하게 보이면서도 몸의 라인을 살려 멋스럽게 입는 그런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솔직히 요즘 텔레비전에 나오는 궁이라는 드라마에서 윤은혜나 그 밖의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거보면 좀 과하다”며 “윤은혜 처럼 무릎위로 10cm이상 올라간 걸 학교에 어떻게 입고 다니겠느냐”면서 “아무리 교복을 개조한다고 해도 선이 있다.

그런 TV에서 나오는 것들에 영향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각자 체형에 맞게 개성을 살려서 입는다”면서 달라진 교복 유행에 대해 말했다.

청소년의 아이콘 ‘교복’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일부 학생들은 사복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 S 고교 이모양은 “정말 교복 지긋지긋해요. 값도 비싸고 차라리 몇십만원 주고 교복을 사느니 그냥 사복 입는 것이 낫다”라며 “다들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 너무 획일화 되는 느낌이다.

학생들 개개인의 개성은 조금도 찾아 볼 수 없고 디자인도 촌스런 스타일 그대로를 반복하고 있다.

외국 같은 경우는 교복도 참 다양하고 멋진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너무 과거의 틀에 박힌 디자인들 뿐 이니깐 우리가 고쳐 입고 그러는 것 아니겠느냐”며 사복화를 주장했다.

70~80년대 단정하고 정형화된 교복에서 2000년대 나만의 개성을 살린 교복까지 교복은 청소년들에게 시대를 거쳐 변화 아닌 변화를 거듭해 왔다.

교복은 학창시절 그 세대만이 입을 수 있는 전유물이며 상징이다. 누구나가 학창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 할 것이다.  1318의 아이콘 ‘교복’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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