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노무현 대통령은 권오승(56) 서울대 법대 교수를 신임 공정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권 위원장은 공정거래, 소비자보호, 기업결합규제, 경쟁관련법 등을 연구해온 경제법 및 독점규제법 전문가로, 1975년 육군3사관학교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동아대와 경희대를 거쳐 1992년 서울대 교수가 됐다.
그는 경제법, 소비자거래법, 공정거래법 등에 대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낸 철저한 ‘이론갗로 불린다.
권 신임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대통령에게 공정위가 외로운 싸움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전폭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출자총액제도 폐지와 관련해서는 “출총제가 도입된 목적, 즉 재벌들이 가진 순환출자 지배구조의 폐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며 “출총제보다 더 나은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일단 유지하면서 시장개혁 3개혁 로드맵이 끝나는 시점에 실증적으로 분석해 대안을 내놓겠다” 고 말했다.
한편 권 위원장은 “독과점 폐해를 막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면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지 심도 깊게 점검하겠다” 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위원장은 강 전 위원장에 비해서는 재벌 개혁에 대해 온건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재벌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권 위원장은 “재벌규제를 원래 전공으로 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외환위기가 왔을 때, 내가 왜 더 재벌규제에 대해 깊이 파고들이 않았을까 후회 하기도 했었다”말했다.
그는 또 “공정위 위원들의 위상을 위원장과 동등하게 하는 방안과 비상임위원을 상임위원으로 전환하는 방안들을 논의해 보고 싶다”며 “공정위가 감사원 수준의 위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학자로서 공정위 수장이 된 것에 대해서는 “30년간 독점금지법 등을 연구해오고 이론을 개발해오면서, 언제부터인가 그 동안 배우고 익힌 시장경제의 철학과 경쟁법의 이론을 구체적인 실무에 적용해 보고 싶은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며 “그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www.sisaseoul.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자총액제한 당분간 유지, 독점규제는 엄격히
[매일일보= 김호준 기자]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의 뒤를 이을 경제 검찰 총수가 결정됐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