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민경 기자] 현재의 경기확장 국면이 하반기에 고점을 찍고 다시 하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밝혔다.

이는‘더블딥’(나빠진 경기가 별 회복 없이 다시 나빠지는 것)가능성을 사실상 경고한 것으로 보여진다. ]

재정경제부도 '더블딥'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수출과 소비가 뒷받침돼 단기간에 더블 딥이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KDI는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당초 124억달러에서 41억달러로 크게 낮추는 등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KDI는 이날 발표한 ‘2006년 경제전망’에서 1·4분기 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2%에 힘입어 올해 연간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5%보다 높은 5.3%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소비 회복세도 계속돼 경기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확장 국면이 올 하반기 이후까지 장기화될 수 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밝히며 "최근 경기 상승은 2003~2004년 거품 붕괴로 지나치게 위축됐던 소비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경기상승의 다른 축인 수출도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내년에 현재의 호조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은 5.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1분기 6.2%, 2분기 5.8%, 3분기 5.1%, 4분기 4.4% 등으로 '상고 하저'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대폭 축소돼 연간 41억달러로 예측했다.

상품수지 흑자도 당초 319억달러 전망에서 261억달러로 낮췄다. 서비스·소득·경상이전수지는 195억달러 적자에서 221억달러 적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확장 국면이 17개월로 단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3월 이후 상승국면을 유지하던 경기가 연말 가까운 시점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경부는 ‘경기 둔화가능성 점검’이라는 자료를 통해 “더블 딥이 발생했던 2004년 초에는 수출에만 의존했으나 지금은 내수와 수출의 균형된 회복이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최근 일부 경제 지표가 부진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 경기가 단기간 급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강조했다.

즉 "2003년 이후 소비침체의 주원인이었던 가계부채 문제도 마무리돼 2004년 4분기 이후 5분기 동안 소비는 계속 늘어났다" 며 "2004년 초 더블딥이 오기 직전 5분기 동안 소비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 이라는 것이 재경부의 주장이다.

최근 경기는 내수와 수출이 균형된 회복세를 보이고 주가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상황 등으로 소비 및 투자심리 등 역시 좋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재경부의 판단.

재경부 관계자는 "유가. 환율 등 대외여건이 급격히 크게 나빠지지 않는 한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다만 유가와 환율 등 대외여건이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으로 기업채산성이 악화될 소지가 있으며,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소득 증가가 뒷받침되지 못해 소비회복의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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