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제철은 산업의 중추. 철강 생산능력이 증대되면 국가경쟁력도 강화된다.”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부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 이르기까지 강조돼온 ‘현대가(家)의 제철보국’ 정신이 빛을 발하고 있다.현대제철이 올해 현대하이스코 합병과 동부특수강, SPP율촌 에너지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사실 현대제철은 지난 2004년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인수하기 전까지 업계 1위 포스코는 물론 타 대형 철강사에 비해 외소하기 짝이 없었다.하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영을 잡은 이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합병과 M&A를 성사시키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제철소로 부상했다. 1978년 현대제철의 전신인 인천제철 인수를 통해 고로 일관제철소 완공이라는 목표를 수립한 지 꼭 40년만이다.특히 올해는 현대제철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된 해다. 2005년부터 고로 건설 프로젝트를 가동한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하면서 자동차강판 중심의 일관제철소 사업구조를 마무리 지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해외 자동차 강판 수요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자동차 강판의 기술 및 품질 관리 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기존 해외 영업망도 늘어나게 되면서 통합 마케팅을 통한 긍정적인 측면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더구나 SPP율촌 에너지 인수로 조선업계에 납품하는 조선용 강재 물량을 확대해 상대적으로 포스코에 뒤진 플랜트용 기자재 부문에서 경쟁력도 확보하게 됐다.이로써 현대제철은 쇳물에서 시작해 자동차용 강판은 물론 각종 철강제품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 셈이다.시장에서도 현대제철의 ‘종합철강업체’ 도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외형 뿐만 아니라 내실도 갖추게 된 만큼 향후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이 같은 현대제철의 환골탈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력한 ‘뚝심경영’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한편,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834억원, 영업이익 3308억원, 당기순이익 2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앞선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3.63%, 당기순이익은 87.02%나 줄어들었다.그러나 현대제철의 이 같은 실적은 합병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데 따른 것이다. 향후 4분기부터 합병에 따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우선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에 따라 비용 감소 및 고부가제품 판매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건설경기 회복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중장기적으로 당진 특수강 공장 등 설비 증설과 해외 판로 확대 등 긍정적인 요소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