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년, 지금도 월 75억 완판 행진...내년도 이어가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 장기화된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낸 기업이 있다. 전자, 조선, 중공업 등 산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국내외 암울한 경기 환경과 중국 등 신흥 열강들의 파상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꾸준한 연구 개발 투자로 탄생한 제품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분전한 기업 4곳을 선정, <매일일보>가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국내 스낵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제품이 탄생했다. 출시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열기는 뜨겁다. 해태제과가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그 주인공이다.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허니버터칩의 탄생 배경은 윤영달 회장의 사위이자 해태제과를 이끄는 신정훈 대표(사진)의 ‘독특한 발상’에서 비롯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 대표는 와인을 소재로 한 만화에서 ‘와인 같은 감자칩’이란 문구에 착안, 단맛·짠맛·고소한 맛이 순차적으로 느껴지는 허니버터칩을 개발했다고 한다. ‘감자칩은 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뜨리고 차별화된 맛으로 시장의 판을 완전히 뒤집어엎은 것이다.
후일 신 대표가 ‘허니버터칩의 비밀’이란 저서를 통해 밝힌 발상의 계기는 그가 10여년간 해태제과 대표로 재직하면서 느낀 ‘경영 이론에 집착하지 말자’란 신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러니 ‘만화’에서 허니버터칩을 끄집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허니버터칩은 출시 이후 매월 75억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갔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경쟁사들의 미투상품이 곧바로 출시됐고, 급증하는 시장 수요를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태제과는 즉시 새로운 감자칩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맛 테스트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허니통통’ 등 후속작을 내놓으며, 경쟁 미투상품과 또다시 차별성을 뒀다. 또한 고민이었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2016년 3월 완공 목표로 공장 추가 증설을 빠르게 결정지었다.
내부 이견도 컸지만, 재투자를 통해 선제적 대응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허니버터칩 출시 1년만에 매출 800억을 돌파했으며, 지금도 월 매출 75억원에 달한다. 허니 시리즈까지 집계하면 매출액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내년 3월 공장이 추가 증설이 된다 하여도 유통채널의 추가적인 물량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허니 열풍이 내년에도 이어갈 것임을 자신했다.